전년 대비 역기저 효과 탓 4월 판매 주춤
지난해 2분기 양사 신차효과 절정에 달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4월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59만5511대)보다 8.1% 감소한 54만7326대에 그쳤다. 여전히 지속 중인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시장 소비심리 위축, 지난해 같은 기간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2일 현대차와 기아가 발표한 4월 판매 실적을 종합해보면 양사의 내수 및 해외 판매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한 5만941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해외에서도 10.6% 감소한 24만9373대를 판매하는 데 머물렀다. 국내와 해외 총 판매는 30만8788대에 머물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감소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오미크론 확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출시하고 내실 있는 판매 전략을 펼쳐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국내ㆍ외 판매가 11.6% 감소하는 사이, 기아 역시 국내 5만95대, 해외 18만8443대 등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한 23만853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국내 판매(5만95대)는 2.0%, 해외(18만8443대)는 6.8%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상황이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으로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의 4월 판매 부진은 갖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맞물렸다.
앞서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부품(와이어링 하네스) 수급 부족을 겪었던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일찌감치 선주문했던 자동차용 반도체 물량을 바탕으로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고,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신차 효과도 톡톡히 누리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큰 폭의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4월은 지난해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에 따른 유럽시장 소비심리 위축 여파도 4월 판매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쳤다.
나아가 주요 판매 차종의 노후화가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2019~2020년, 기아는 2020~2021년 사이 각각 주요 신차를 쏟아낸 바 있다.
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은 지난해 하반기 저점을 통과했지만, 개선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여기에 유럽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