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검은사막’도 못 구한 펄어비스 주가…자사주 소각 통할까

입력 2022-05-0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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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제공

중국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주가 약세를 겪고 있는 게임사 펄어비스가 자사주 소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240억 가량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주가를 끌어 올릴지 이목이 쏠린다.

‘긴급 처방’ 자사주 소각은 반짝 효과

펄어비스가 2일 자기주식 198만6645주의 소각을 결정했다고 2일 공시했다. 소각 예정 금액은 244억2381만 원, 소각 예정일은 11일이다.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 안정을 위한 결정이다.

회사 측은 “상법에 근거해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기주식을 이사회 결의에 의해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의 감소는 없다”고 밝혔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자사주 소각은 호재로 작용한다. 소각한 양 만큼 주식 희소가치가 오르기 때문이다. 펄어비스뿐만 아니라 굴지의 국내외 기업들도 주가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은 지난해 소각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자사주 매입에 855억 달러(108조 원)를 투입했다. 국내 시가총액 2위인 LG에너지솔루션(97조 원)보다 더 많은 돈을 자사주로 사들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펄어비스의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발표 첫날 소폭 반등했지만, 하루 새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증권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5조 원에 육박하는 기업이 244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것으로 주가 하락을 막기란 역부족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틀간 주가 하락으로 날아간 시총만 해도 1조 원이 훌쩍 넘는데, 소각량이 턱없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사실 지난해 애플의 주가가 고공행진 한 것은 자사주 매입이 아닌 실적 상승 때문이었다. 애플은 올해 1분기(애플 자체 회계기준으로는 2분기)에 1분기 실적으로는 최고의 매출액과 순이익을 거뒀다.

주가의 상승은 자사주 매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부은 것과 함께, 실적 성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검은사막M’ 중국,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으로도 방어하지 못한 펄어비스의 주가는 어떻게 해야 오를 수 있을까. 먼저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펄어비스의 주가 하락은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서 출시한 ‘검은사막M’은 초반 매출 순위 30위권 수준에 머무르며, 실망 매물이 쏟아진데 따른 것이다. 출시 당일 9만8000원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3만1000원(31.63%)이나 떨어져 6만6700원으로 곤두박질쳤다.

iOS 매출순위는 첫날 정오 무렵 70위권으로 진입한 후 이튿날인 27일 7시 29위까지 상승했으나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하고 오후 내내 30-32위권에 머무르는 등 발매 초반 톱5 부근, 최소한 톱10은 무난하리라 보았던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결국 펄어비스의 주가 상승은 신작 게임이 향후 얼마나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느냐다. 증권가에선 ‘검은사막M’의 중국 성과 및 흥행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석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검은사막M’은 기존 한국 및 글로벌 버전 출시 때부터 다른 온라인롤플레잉(MMORPG)들의 콘텐츠와 비즈니스모델(BM)을 보였었기 때문에, 중국 버전이 출시된 지 1주일 정도 지난 현시점에선 많은 부분을 아직 보여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초반 판호 빌드가 소진되는 2~3주 후 규제 범위 내에서의 가챠(과금유도 뽑기 방식) 시스템 적용 등 BM이 대폭 강화되고, 공성전, 사용자간전투(PVP) 등 핵심 콘텐츠 업데이트도 단행되면 매출 순위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증권사 목표가 6만~16만 원까지 차이 커

증권사들이 제시한 펄어비스의 적정주가(목표주가)는 가장 낮은 삼성증권의 6만 원부터 가장 높은 키움증권의 16만 원까지 엇갈린다.

밴드 중간값 수준을 제시한 신한금융투자의 목표주가는 12만 원으로 12개월 선행주당순이익(12M Fwd EPS) 4899원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25배를 적용했다.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장르, AAA급 게임 개발역량, 그리고 아시아 외 시장에서 큰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였던 7만4200원보다 낮은 6만 원을 제시했다. 이전 목표주가였던 10만 원에서 40% 낮은 수준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 출시됐으나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초기 성과로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 대폭 하향 불가피하다”며 “남은 기대는 차기작 붉은사막과 도깨비의 흥행이나, 출시 일정의 추가 지연 가능성이 높고, 시장 기대치가 이미 높다는 점을 반영하면 추가 이익 전망 하향 가능성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 16만 원으로 밴드 상단가를 제시한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모든 투자자들이 출시 첫날 매출 순위 및 매출 순위별 진입 시점에 집중하고 이를 투자판단의 핵심 지표로 고려할 것으로 보이지만, 첫날 매출 순위에 연연하지 말 것”이라며 “검은사막 모바일은 점검 직후 오픈함으로써 사전 다운로드 방식이 없기에 여타 다른 게임의 출시 이후 패턴과 직접적인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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