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피해자 어머니, 아들 장례식장서 만난 조현수 보고 한 말

입력 2022-05-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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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왼쪽)·조현수(30) 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피해자 윤모(사망 당시 39세) 씨의 누나 B씨는 한 인터넷 카페에 ‘엄벌 탄원서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B 씨는 “두 건의 엄벌 탄원서가 꼭 필요하다. 입양 무효 소송은 가사건이라 시간이 좀 촉박할 것으로 생각돼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인천지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부디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불쌍하게 생을 마감한 동생을 가엽게 여기시고 엄벌 탄원서를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B 씨는 “어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해 10대부터 그릇된 삶을 살 수도 있다고 이해하려 했다.”며 “그렇지만 20살이 되고, 10년이 흐른 지금, 30대가 된 그들을 도대체 사회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떤 가치관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만나면 정말 묻고 싶다.”고도 했다.

그리고 “선량하게 호의를 베푼 내 동생에게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 언젠가 만나면 꼭 물어보려 한다.”며 “옛말에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고. 제 동생이 우스웠나보다. 더 나아가 우리 가족을 참 우습게 여겼던 것 같다. 세상을 참 우습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어 “건강했던 동생을 잃고 슬픔에 잠겨 있는 저에게 동생 장례식장에서 굳이 입양된 딸 얘기를 꺼냈다”며 “김○○양을 손주로 조카로 무조건 받아들이라는 게 무언의 협박이 아니었겠느냐. 지금 생각해도 참 분하고 어이가 없다”고도 했다.

또 “동생을 죽인 살인자를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상주로 세우고 조문객들에게 인사를 시켰으니, 동생은 얼마나 억울하고 한탄스러웠겠냐”며 “동생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죄스럽다”고 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B씨는 “마땅히 사랑받고 커야 할 본인의 아이까지 도구화해 저희 부모님 재산까지 노린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고 싶다. 이 씨 가족이 기초생활수급자를 빙자해 제 동생 돈으로 호의호식했을 생각을 하면 분하고 억울하기 그지없다”며 “평범했던 저희 집안을 한순간 엉망진창으로 만든 그들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질지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B 씨의 어머니는 최근 공개된 조현수의 얼굴을 보고, 장례식장에서 만났던 기억을 떠올렸다고 한다. B 씨는 “촉이 있었는지 저희 엄마 기억에 조현수의 얼굴을 보고 ‘몹시도 기분이 안 좋게 느껴지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이에 대해 B 씨는 “아마도 자식을 잃고 난 어미의 본능이었나보다”라고 했다.

전날 검찰은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이 씨와 조 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유가족 요청에 따라 윤씨의 양자로 입양된 이 씨의 딸에 대해 입양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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