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70원 돌파, 경비ㆍ생활비 아끼는 '환테크' 관심
# 직장인 신 씨는(34)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다. 2년 만의 해외여행이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에 애를 먹고 있다.
# 미국 유학생 자녀를 둔 정 씨(60)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매달 생활비를 송금해야 하는데 원ㆍ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 말과 비교해 수십만 원의 추가 비용이 들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1270원을 돌파하면서 여행객과 유학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날 기준 원ㆍ달러 환율(1271원)이 지난해 말(1187원)보다 84원 늘면서 경비를 환전하거나 생활비를 송금할 때 부담이 커졌다.
시중은행은 늘어난 해외 출국 수요에 맞춰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은행마다 환전 수수료가 달라서 주거래 은행이나 모바일뱅킹 등 유리한 조건을 택하는 게 좋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나밀리언달러통장'을 출시했다. 이 통장은 외화입출금계좌로, 해외주식을 매매하거나 수수료 없이 해외결제가 가능한 제휴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하나밀리언달러통장을 개설할 경우 비대면 채널을 통한 환전 거래 시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에도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어 높은 가격에 외화를 매도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KB외화머니박스'를 통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20개 외국 통화에 대해 1일 1만 달러 상당액 미만, 연간 30만 달러까지 환전할 수 있다. 이용 대상은 국내 개인 거주자로, 환율 우대는 거래 실적 조건 없이 1일 원화 100만 원까지 최고 90%까지 통화별로 차등 적용한다.
이달 말까지 매일 영업일 오전 9시부터 미화 10달러 이상 환전하는 99명에게 선착순으로 환율 우대 99%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IBK기업은행도 8월 말까지 영업점이나 모바일뱅킹 앱을 통해 환전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환율 우대 이벤트를 진행한다. 미 달러ㆍ엔화·유로화 등 주요통화를 미화환산 기준 500달러 이상 환전할 경우 비대면은 95%, 영업점은 85%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다.
해외 송금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면 유리하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말 해외 송금업체 머니그램과 협력해 ‘머니그램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 등 68개국에 달러화, 유로화, 엔화 등 45개 화폐로 365일 24시간 실시간으로 송금할 수 있게 됐다. 수수료도 송금액과 관계없이 4달러로 업계 최저수준이다.
카카오뱅크도 해외 송금업체 웨스턴유니온과 협업해 전 세계 200개국에 1분 내로 미국 달러화를 보낼 수 있는 ‘WU빠른해외송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송금액과 무관하게 수수료가 5달러로 고정이다.
신용카드로 현지 통화로 결제할 경우 한 번의 환전수수료(달러)만 발생한다. 원화로 결제하면 현지통화→원화(1차)→국제 브랜드에서 2차 환전(달러)로 수수료가 이중으로 발생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들이 현지서 카드를 사용할 때는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수수료가 없는 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방법이다.
BC카드는 카드 상품을 직접 발급하는 타 카드사와 달리 우리나라의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와 같은 브랜드사의 역할을 수행한다. BC카드의 ‘BC글로벌’을 이용하면 국제브랜드수수료가 없다. 기존 고객은 해외 가맹점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의 국제브랜드사에 1% 내외의 국제브랜드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BC 유니온페이카드를 통해 해외 QR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전수수료와 카드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마카오, 일본 여행에 환전과 카드가 필요 없이 모바일로 결제가 가능하다. BC 유니온페이카드 고객은 한국에서 사용하던 페이북 애플리케이션에서 ‘유니온페이 해외 QR결제’ 기능을 활성화하기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