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복귀 부정적…당 어려움 외면 못해" 정면돌파
"입법·국정감시 통해 실용정치 보이겠다"
지지자 환호에 "나오길 잘한 거 같아요"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 후보는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며 "제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처할 정치적 위험과 상대의 음해적 억지 공세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 바로 정치의 정도라고 배웠다"고 강조했다. '조기 등판'이라는 비판 여론에 도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다.
출마선언문 낭독 전 이 후보가 "제가 사실은 죄인 아니겠습니까"라고 고개를 숙이자 현장에선 "아녜요"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이 후보가 "집 현관문 열고 나온 건 오늘이 4번째다. 나오길 잘한 거 같아요"라고 환하게 웃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외쳤다.
이 후보는 "대선 결과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 책임지는 길은 어려움에 처한 당과 후보들에게 조금이나마 활로를 열어주고 여전히 TV를 못 켜는 많은 국민들에 옅은 희망이나마 만들어드리는 것"이라며 "복잡하면 큰 길로 가라고 했다. 오늘 저 이재명은 그 책임의 길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이 아니라 전쟁 같은 대결과 증오, 실천 없는 헛된 말잔치와 약속들, 성찰 없는 기득권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 모든 것을 감내하며 정치인의 숙명인 무한책임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 이어 '유능함'을 부각하며 윤석열 정부를 감시할 적임자를 자임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심판자는 선택받고 유능한 일꾼은 선택받지 못했다"며 "그렇기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견제와 균형, '잘하기 경쟁'이 가능하도록 심판자가 아닌 일꾼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저 이재명이 합리적이고 강한 민주당과 함께 국회 안에서 입법과 국정 감시를 통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민생실용정치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실적으로 실력을 입증하면서 지방정부를 바꿔왔듯이 국회에서, 또 한 번의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새로운 지역구인 계양구에 대해선 "판교 테크노밸리를 성공시킨 경험으로 100만 평에 이르는 계양지구를 첨단 산업이 중심이 된 테크노밸리로 성공시키겠다"며 "계양이 큰 정치인 송영길을 품고 키워주셨듯이 이재명을 품고 키워달라. 송영길을 이어 이재명이 계양을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계양산 인근은 아침 일찍부터 지지자들로 붐볐다. 이 후보 측 추산에 따르면, 2000여 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개딸'이라고 불리는 2030 여성들도 보였다. '성격이 드센 딸'을 뜻하는 개딸은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지했던 2030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최근에는 '개혁의 딸'의 준말로도 통한다. 이들은 대선 이후 민주당에 대거 입당했다.
경찰이 투입되었지만 반대하는 시민과 지지자들 사이엔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반대하는 이들은 '이○명 방탄출마 NO'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범죄자"라고 외쳤다. 이들 주변에는 국민의힘 선거 운동복을 입은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있었다. 이 후보의 연설이 끝난 뒤 지지자들은 현장을 빠져나가면서 "범죄자는 김건희"라고 맞섰다. 양측 대립에 현장 긴장감은 한동안 극에 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