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수연(55)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지 사흘째, 그를 향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인의 미담이 알려지며 뭉클함을 더하고 있다.
고인의 별세 사흘째인 9일에도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영화계 인사뿐만 아니라 각계각층 인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수연과 절친했던 윤영미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단골 식당 주인에게 들었다면서 강수연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윤 아나운서는 “그녀가 종종 술을 마시던 식당이 장마로 물이 차 보일러가 고장 나 주인이 넋을 놓고 있었는데, 강수연 그녀가 들어와 연유를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수리비 600만 원을 헌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윤 아나운서는 “듣기론 그녀도 당시 넉넉하지 않은 사정에 온 가족을 부양하는 자리에 있었다는데 참 통 크고 훌륭한 배우”라고도 했다.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강수연의 가마꾼 역할을 했던 한 엑스트라는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을 전했다. 그는 뉴스 댓글을 통해 “제가 2001년 엑스트라 할 때 ‘여인천하’ 나왔을 때 강수연(배우가 연기한) 난정이 가마꾼 한 적이 있다”며 “(촬영이 끝나고) 가마꾼들 수고하신다고 흰 봉투로 10만 원씩 넣으셔서 4명에게 직접 주셨던 것을 잊지 못한다. 그때 일 끝나고 너무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고 적었다.
한편 고인은 지난 5일 오후 5시48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치료를 받아왔으나 7일 오후 결국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87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로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1989년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2001년에는 SBS 드라마 ‘여인천하’의 주인공 정난정 역할로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에 캐스팅돼 연초 촬영을 마쳤다. 유작이 된 ‘정이’는 후반 작업 중으로 올해 공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