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12번 언급 "평화는 자유를 지켜줘"
'세계' 13번, '국제' 9번, '민주주의' 8번 언급
핵심 과제였던 '공정'은 3번에 불과…'상식'은 0번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첫날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자유'였다. 코로나19 펜데믹 위기, 공급망 재편, 식량·에너지 위기, 전쟁 등 전 세계가 직면한 어려운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선 보편적 가치인 자유가 필수 요소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강조해온 '공정'과 '상식'은 가려졌다. 공정은 3번 언급되는 데 그쳤고 상식은 아예 빠졌다.
윤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3400여 자로 된 취임사를 20여 분에 걸쳐 소화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경제 성장과 도약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이를 위한 해결 방안으로 자유를 꼽았다. 그는 연설 도입부터 자유를 연신 강조하며 무려 35번을 외쳤다. 윤 대통령은 "국내외적인 위기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자유다. 우리는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그리고 정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를 강조하면서도 이를 위해선 평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메시지도 지속적으로 던졌다. 취임사에선 자유에 이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도 '국민', '평화'로 각각 15번, 12번 쓰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평화는 자유를 지켜준다.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이 된다"며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들도 취임사에서 평화를 강조하곤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3138자의 취임사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3번 언급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5121자의 취임사에서 무려 18번 사용했었다.
이 외에도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계' 13번, '국제' 9번, '민주주의' 8번, '세계 시민' 7번, '연대' 6번을 사용했다. 윤석열 정부의 키워드 중 하나인 '성장'은 5번, 과학과 기술은 각각 5번, 4번 언급됐다.
다만 취임사에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핵심 키워드였던 '공정과 상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정이라는 단어는 불과 3번 언급에 그쳤고 상식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앞서 취임식 직전까지만 해도 취임사에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기반으로 한 대통령의 자유 민주주의 회복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