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특수' 끝나고 백화점ㆍ온라인에 끼이고...하이마트·전자랜드 실적 부진

입력 2022-05-12 16:01수정 2022-05-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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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점이 올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집콕족이 밀어 올린 가전제품의 교체수요가 줄어든 데다 백화점, 온라인 플랫폼까지 프리미엄 가전제품으로 구색을 늘리며 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업계는 고급형 매장, 온라인 전략 강화로 체질개선을 노리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반짝 특수효과가 끝난 주요 가전양판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올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한 8412억 원을, 영업이익은 82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7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전자랜드 역시 올 1분기 매출 예상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지난해 연간기준 1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단계점. (롯데하이마트)
실적 부진의 이유로는 코로나19 반짝 특수가 끝난 점이 꼽힌다. 지난 2년간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면서 보복소비 효과로 고마진의 대형 가전제품이 잘 팔렸지만, 교체 수요가 확 줄어든 지난해 3분기부터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백화점까지 프리미엄 수요층 잡기에 나서며 경쟁이 심화했다. 실제 현대백화점의 가전판매 성장률은 2019년 21%에서 지난해 33.5%로 뛰었고, 롯데백화점 역시 관련 카테고리 신장률이 전년대비 10%포인트 늘었다.

특히 백화점마다 가전 카테고리를 명품에 버금가는 핵심 성장군으로 점찍으면서 프리미엄 가전바람이 불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등 대형 제조사들이 백화점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벌이는가 하면 지난 2월 더현대서울은 업계 최대규모인 200평대 LG전자 베스트샵을 들이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몸집을 불리고 있는 온라인 유통플랫폼까지 가전 판매에 뛰어들며 가전양판점의 입지는 더 축소됐다. 빠른 배송과 간편한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무기로 삼아 마켓컬리는 샛별배송으로 대형가전을 팔고 있고, 쿠팡 역시 '전문설치' 서비스로 대형가전을 '로켓배송'처럼 배달해준다.

소비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와 1인 가구에 구애하기 위해 가전 제조사들까지 이커머스 유통에 힘을 싣는 추세다. 지난해 삼성전자 비스포크나 에어컨, 선풍기 등의 가전제품이 무신사, W컨셉 등에 깜짝 입점하기도 했다.

▲전자랜드 파워센터 서귀포점 전경.(사진제공=전자랜드)

가전 유통업계는 체험형 매장의 강화, 온라인 전략을 동시 병행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수익성이 좋은 메가스토어 출점을 확대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른 더위로 냉방 가전 매출 성장세와 하반기 예정된 월드컵 특수 기대감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부터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체험 콘텐츠를 강화한 '메가스토어'로 재단장하고 있다. 2020년 말 448개였던 점포는 지난해 말 427개로 정리했고 올해도 추가로 18개를 축소할 예정이다.

전자랜드는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꾸준히 출점하고, 온라인몰에서는 가전제품뿐 아니라 비가전품목인 신선과일 및 간편식 등의 카테고리 확장하고 있다. 과일경매사 '서울청과'와 손잡고 새벽에 경매한 과일을 신선배송하는 '선한과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올해 역대급 더위가 예고된 만큼 계절 가전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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