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식좌’와 식품손실

입력 2022-05-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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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계(음식을 먹고 품평하는 방송)에 이단아가 나타났다.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다. 보통 사람이라면 엄두도 못 낼 다량, 다품종(?)의 음식을 먹어 해치우는 식으로 이뤄지는 먹방과 달리 새모이만큼 먹는 이들 모습에 ‘신선하다’는 평이 나오며 인기를 끌었다.

소식좌 등장에 최근 불거진 ‘식품손실’이 떠올랐다. 식품손실이란 먹어도 몸에 이상이 없지만 ‘못생겼다’라는 이유 등으로 그냥 버려지는 음식을 뜻한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품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20조 원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UN-SDGs(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응해 구체적인 식품손실 감축 목표량을 세우고 정책 이행에 서두르고 있다. 특히 법률을 통한 규제로 가장 강도 높게 식품손실 저감정책을 펼치는 일본은 공급 단계뿐만 아니라 가정 내 소비단계까지 식품손실량을 총망라할 정도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 식품 폐기 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황이다. 2010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이 수립이 되긴 했지만, 그 이후 업데이트가 지지부진하다. 또한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별 영역에서 분절적으로 관련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돼 사실상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다.

차후 식품 안보리스크 대비를 위해서라도 식품손실 대책 마련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민국은 곡물자급률, 식량자급률 하위권’이라는 지적은 10년도 더 된 해묵은 오명이다. 악재는 겹치고 있다. 팜유와 밀까지 수출중단 된 상황에서 ‘감자튀김 대란’이나 ‘식용유 대란’이 다시 현실화할 수 있다.

문제 해결에 기업들은 적극적이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기조에 힘입어 기업들은 리퍼브(Refurb), 식품 리사이클 등 관련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식품손실을 줄이기 위해 민관에 이어 마지막 협력 사이클의 완성은 음식 소비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먹방보다 지구와 나에게 건강한 소식좌들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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