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류 미술품 등 되찾으려 부인과 자녀 등이 소유권 확인 소송
세금 38억9000만 원을 체납해 현금과 미술품 등을 압류당한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을 상대로 부인 이형자 씨 등이 소유권 확인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각하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단독 하헌우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이 씨와 그의 두 자녀,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이 최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내렸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해 모두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시했다. 민사소송에서 각하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 본안 판단 없이 내리는 판결이다. 원고가 소송 당사자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할 때도 각하 판결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납세자의 날을 맞아 39억 원가량 세금을 체납한 최 전 회장의 서울 서초구 가택을 수색했다. 미술품 18점, 현금 2687만 원, 미화 109달러 등 동산을 압류했다. 최 전 회장 측은 서울시에 동산 압류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최 전 회장 배우자와 자녀들이 압류된 동산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가 보관 중인 압류품이 최 전 회장 소유가 아니라는 취지다. 서울시는 20년간 동산을 압류해 공매해왔지만 압류한 동산을 배우자가 직접 소송을 제기해 소유권을 되찾으려는 사례는 사실상 처음이라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번 소송에 보조참여 해 소송에 적극적으로 응소했다. 소송에 대응하지 않아 배우자 이 씨와 자녀들이 승소할 경우 애써 압류한 동산이 도로 최 전 회장 일가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 과정에서 서울시는 미술품 등 압류한 동산이 체납자인 최 전 회장과 부인 이 씨의 공유재산이라는 사실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회장 일가는 미술품을 돌려받기 위해 '꼼수'를 썼지만 법원은 미술품 등 압류 동산이 최 전 회장과 가족의 공동 소유라고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