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총선 유세 현장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낸 배우가 등장해 화제다.
13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김 위원장과 머리 스타일, 안경, 인민복 차림까지 완벽히 복사한 한 남성이 멜버른의 한 공장에 나타났다.
해당 공장에서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오는 21일 총선을 앞두고 같은 자유당 소속 그라디스 류 의원과 유세 행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남자는 스콧 모리슨 총리가 떠난 직후 등장했다. “누구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최고지도자 김정은”, “‘하워드X’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졌다”라고 밝혔다.
하워드X는 중국계 호주 국적자로 김 위원장을 흉내 내는 대역 배우다. 그는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 등장해 국제적 관심을 받았으며 같은 해 6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다가 베트남 경찰에 의해 추방당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이번 호주 유세판에도 등장해 화제를 모은 하워드X는 모리슨 총리 측이 현장을 나가달라고 요구하자 “최고지도자에게 어떻게 하라고 말하지 말라”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나는 류 의원을 지지하며, 류 의원은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을 지지한다. 이제 그는 북한 정권을 지지할 것”이라며 “다들 이 훌륭한 후보를 지지하러 와줘서 감사하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하워드X가 이러한 소동을 벌인 이유는 류 의원의 총선 경쟁자인 드루 파브라우 상원 후보의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파브라우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콩에서 태어난 중국계 호주인인 류 의원이 중국 지도부를 옹호하고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압박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류 의원은 AP에 보낸 성명을 통해 “경쟁 후보와 그의 추잡한 전술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하워드X는 현장을 떠난 뒤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