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수소 산업 투자를 늘리며 국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한국자동차협회(KAMA)에 따르면 정만기 KAMA 회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11일부터 12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인 ‘하이볼루션(Hyvolution)’에 참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수소모빌리티플러스(+) 조직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정 회장은 전시회 기간 중 ‘한국 기업인 간담회’를 열고 수소산업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은 수소분야에서 앞서가고 있었으나 탄소중립과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유럽 각국이 수소산업 육성에 대대적으로 나서는 등 국제경쟁이 본격화되며 우리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며 “정책자원 투입확대 등 특단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의도와는 달리 각종 수소 활성화법이 오히려 규제법으로 둔갑하고 있는지는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며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하이볼루션의 인사말과 포럼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은 수소차,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활용산업에서는 특허출원이 세계 3위에 이르는 등 앞서가고 있으나 수소생산, 저장, 수송 등 수소산업에서는 수전해 기술 등 기술이나 산업기반은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프랑스 포함 유럽은 르노차가 수소전기차 개발을 시작하는 등 수소 생산, 저장 등에선 이미 오랜 경험과 기술 축적으로 경쟁력이 앞선 점을 고려한다면 양측은 상호보완적 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신정부는 수소산업 세계 1위 도약을 위한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므로 프랑스 포함 유럽 기업들은 한국과 새로운 협력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 기업인 등 유럽 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은 탄소중립을 넘어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측면에서 EU와 유럽 각국 정부 차원의 수소산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러한 흐름에 맞춰 한국과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미카 메레드(Mikka Mered) 파리 시앙스포 교수는 “최근 5년간 수소에 대한 관심이 급증되고 있다. 2018년 1억 유로(약 1335억 원)에 불과하던 수소예산인 2020년엔 72억 유로로 확대됐다”며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 대부분 국가도 가스 등의 러시아 의존도를 탈피하는 차원에서 2030년까지 국가별 100억 유로 규모의 투자계획을 확정하며 EU 회원국 전체로는 공공부문에서만 700억 유로가 수소산업에 투자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토니 멜피(Toni Melfi) 아우디 브뤼셀 지사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독일 완성차 기업들은 우크라이나로 부터의 와이어링 하네스 등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고, 에너지 기업들은 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의 과다한 러시아 의존이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독립 필요성을 언급했다.
크리스토포 피레르(Christophe Pierre) 플라스틱 옴니엄 최고재무관리자(CFO)는 “한국의 수소전기차 분야 강점과 프랑스의 수소저장기술 강점이 결합되면 큰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시회에 참가한 우리 기업들은 수소 관련 법들이 제정되며 규제가 늘어나 오히려 산업발전을 억제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기우 지필로스 대표는 “유럽에서는 드론이나 자전거용 수소 충전을 위해서는 이동충전소가 허용됨으로써 드론이나 자전거 충전이 매우 용이하나, 한국에서는 모든 모빌리티는 원칙적으로 수소충전소에서 가서 충전토록 함으로써 이용자들의 불편 초래는 물론 이동충전소, 수소드론이나 자전거 산업 발전도 지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