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전년 대비 25% 급감
올해 실적 1% 감소 전망
4월 미국 소매판매 전월 대비 0.9% 증가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월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11.4% 폭락한 131.35달러로 장을 마쳤다. 하루 기준 1987년 10월 이후 35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1분기 실적 발표가 주가 폭락을 부채질했다. 월마트는 1분기 순익이 21억 달러로 전년 동기 27억 달러에서 25% 급감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EPS)도 0.97달러에서 0.74달러로 감소했고 시장 전망치 1.48달러에 훨씬 못 미쳤다. 매출은 141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 소폭 상승했지만, 비용이 증가하면서 마진이 줄어들었다.
월마트는 임금 인상, 일반상품의 재고 증가, 운송비 증가를 순익 감소 배경으로 꼽았다. 더그 맥밀런 최고경영자(CEO)는 “예상하지 못한 실적”이라며 “미국 물가, 특히 식품과 에너지 비용 압박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월마트가 경쟁사들에 비해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덜 반영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게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월마트는 올해 순익이 전년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2월 전망치 3% 증가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예상보다 낮은 성적표를 받아든 월마트는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월마트가 미국 최대 고용주이자 경제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만큼,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문가들은 40년래 최고 수준의 물가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에도 미국의 소비가 꺾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매우 강력함을 시사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데 부담을 덜어주는 경제지표”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해방된 사람들이 아직 ‘보복소비’를 즐기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높은 물가가 지속되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견고한 소비가 유지될지 불확실하다.
월마트는 고객들의 소비 성향이 인플레이션 여파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가 브랜드를 찾는 고객이 늘었고 비필수 품목의 소비가 줄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