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미국서 열린 세기의 UFO 청문회...외계인은 실제로 존재할까

입력 2022-05-1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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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실제로 존재할까.’

어린 시절 영화 ‘ET’와 ‘에일리언’ 시리즈를 보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이런 의문을 가져봤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 의회에서는 17일(현지시간) 50여년 만에 미확인비행물체(UFO)에 관한 청문회가 열렸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고 인류의 우주 탐험이 본격화하고 있는 21세기에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미 정부는 규명되지 않은 UFO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다시 UFO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열었다.

◇“UFO는 실제 존재한다. 그러나...”

▲스콧 브레이 미국 해군 정보국 부국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에서 UFO 진상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17일 미확인비행현상(UAP) 진상 규명에 대한 공개 청문회를 개최했다. UAP는 미군이 UFO를 대신해 사용하는 용어다. 미국에서 UAP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건 1970년 이후 약 52년 만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내린 결론은 “UAP는 규명되지 않았지만 실재한다.”는 것이었다. 청문회 증인으로 나온 스콧 브레이 미 해군 정보국 부국장은 “새로 출범한 태스크포스(TF)의 조사 결과, 지금까지 400개의 UAP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는 “승인되지 않거나 미확인된 항공기 또는 물체가 군사 통제 훈련 구역이나 훈련 범위에 포함된 지역, 기타 영공에서 목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발견 사례 증가는 쿼드콥터와 무인기 같은 새로운 시스템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행 물체를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미국 해안에서 항공기에서 암시장치를 통해 촬영한 녹색으로 빛나는 삼각형 비행 물체가 담겼다.

다만 브레이 부국장은 “당시는 비행물체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몇 년 후 다른 해안에서도 비슷한 비행 물체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주변을 조사했더니 무인기가 비행하고 있었고, 삼각형의 비행 물체는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공개된 다른 영상에서는 구체의 비행 물체가 항공기 옆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 모습이 나왔다. 브레이 부국장은 현시점에서는 이 역시 실태를 해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UFO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 이유...'국가 안보에 위협'

▲(유튜브 영상 캡처)

미 국방부는 미확인 비행 현상이 외계 생명체와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입장이지만, UAP가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52년 만에 열린 청문회가 미국 하원 정보위위원회 산하 대테러·방첩 소위원회에서 열린 이유다.

안드레 칼슨 미 하원 정보위 소위원장은 “UAP는 국가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기 때문에 정보위원회는 조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브레이 부국장은 “지금까지 모은 UAP 사례들을 모은 샘플에서 우리가 목격한 물체를 이해하려면 방대한 노력이 필요해진다”고 호소하고, “데이터를 모으면서 끈질기게 실태 파악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UAP가 적국이 개발한 비행물체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차관(정보·안보 담당)은 UFO에 대해 “적국이 개발한 비행 물체일 가능성을 정밀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회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기술 혁신으로 새로운 비행 물체를 만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 국가정보장관실은 2021년 6월 UFO에 관한 보고서를 정리했다. 2004~2021년에 보고가 있었던 144건의 사례를 분석했지만, 실태를 파악한 것은 불과 1건이었다. UFO가 군사시설 주변에서 목격되는 경우에 대해선 외국의 정보수집 활동의 일환으로 보기도 했다.

◇50년 전에는 왜 UFO가 위협 안 된다고 결론지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의회가 미확인 비행체나 비행 현상에 대해 청문회를 연 건 1970년 미국 공군이 UFO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블루북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뒤 처음이다. 1966년 포드 전 대통령이 하원 의원 시절 직접 주도해 UFO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당시 미 공군은 1952년부터 이어온 UFO 연구 프로젝트인 ‘블루북’ 보고서를 통해 △UFO는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UFO가 외계인의 것이라는 증거가 없고 △UFO가 현재 과학 지식의 범위를 넘어서는 기술 발전이나 원리를 나타낸다는 증거도 없다고 발표하며 공식적인 연구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UFO에 대한 의혹은 증폭됐다. 대통령 당선 전 UFO를 직접 목격했다는 지미 카터는 ‘UFO 비밀 해제’를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내세우기도 했다. 실제 지미 카터 행정부 당시 미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 국방정보국(DIA), 국가안보국(NSA) 등 주요 정보기관에서 UFO 비밀문서를 공개했다.

공개 당시 NSA 요원이 ‘UFO와 생존가설’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외계 침략을 대비한 인류 생존 전략을 다룬 것이 확인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NSA는 1980년대 시민단체로부터 더 많은 UFO 관련 문서 공개를 요구받았으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거부했다. 시민단체 소송으로 재판까지 이어졌으나 재판부도 NSA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재판과정에서 총 135건의 UFO 관련 비밀문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신드롬이 된 UFO 미스터리...여전히 진상 규명 과제로

▲영화 ‘E.T’ 포스터.
UFO는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작년 시점 미국 UFO 연구·조사 비영리단체인 뮤폰(MUFON) 회원 수는 2017년 12월보다 50%나 증가했다.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내 UFO 목격 제보 건수는 2019년 9748건, 2020년 1만1100건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프린스턴’ 승무원이었던 40대 남성 게리 보히스는 2004년 11월, 서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앞바다에서 원자력 항모 니미츠와 함께 훈련에 참가했을 때 전투 지휘소에서 레이더를 감시하던 중 3~5개의 의심스러운 비행 물체가 천천히 날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물체는 시속 185km로 떠오르며 계속 남하했는데, 그게 7일 동안 여러 번 반복됐다고 한다. 당시 그는 레이더 오작동인 줄 알고 시스템 재부팅까지 했지만 물체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파견된 전투기 조종사들은 호버링이나 급가속을 불규칙하게 반복하는 프로펠러도 날개도 없는 15m 정도의 달걀 모양 물체였다고 증언했다. 보히스는 이를 상부에 정식 보고하려 했으나 정신이상자로 몰릴까 봐 숨겼다고 한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미국에서는 로스웰 농장에 추락한 비행접시와 외계인 시체 4구가 발견된 로스웰 사건을 비롯해 유명한 UFO 목격담이 다수 있으며, 심지어 이를 규명하려는 단체와 종교까지 생겼다. 이에 이를 정부 차원에서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 참석한 릭 크로포드 아칸소주 공화당 하원의원은 “UAP의 잠재적인 위협을 식별하지 못한 것은 정보 실패”라고 평가했다. 소위원회 위원장인 안드레 카슨 인디애나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UAP는 잠재적인 국가 안보 위협”이라며 “설명할 수 없지만 실재하므로 조사를 통해 이러한 위협들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랫동안 UAP에 대한 낙인이 분석을 가로막아왔다”며 “조종사들이 UAP를 보고하면 조롱 당했다”는 등 군 당국의 진지한 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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