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하루만에 3만 달러를 하회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자산시장 투자심리도 악화되는 모습이다. 미 증시 추가 하락 시 비트코인도 2만 달러 지지선을 테스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56% 하락한 2만8734.2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8.26% 내려 1918.49달러, 바이낸스코인은 6.05% 빠져 287.76달러로 나타났다. 이 밖에 리플(XRP) -7.17%, 카르다노(에이다) -12.46%, 솔라나 -12.98%, 도지코인 -7.24%, 폴카닷 -13.88%, 아발란체 -13.90%, 트론 -1.76% 등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시장은 미 증시와 동화 현상을 보였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4.52포인트(3.57%) 떨어진 3만1490.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5.17포인트(4.04%) 급락한 3923.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6.37포인트(4.73%) 폭락한 1만1418.1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의 낙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컸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월마트와 타깃 등 미국의 ‘유통 공룡’들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을 제시한 것이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월마트는 전날 1987년 10월 이후 최대폭인 11.4% 급락한 데 이어 이날 6.8% 추가 하락했고, 타깃은 하루 만에 24.9% 폭락했다. 아마존(-7.2%), 베스트바이(-10.5%), 메이시스(-10.7%) 등 다른 유통 관련주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금융시장 버블을 여러 차례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거물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최근 주식시장이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며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그랜섬은 “표면적으로 이번 버블은 미국의 기술주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2000년과 매우 많이 닮았다”면서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2000년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불안은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케빈 스벤슨은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패닉 상태이며, 시장이 큰 폭으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변동성을 동반한 횡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더 낮은 저점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BTC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일시적으로 바닥을 터치했지만, BTC 퍼포먼스는 미국 주식 시장에 달려있다”며 “S&P500이 다시 하락한다면 BTC는 2만~2만2000달러 또는 200주 SMA를 지지선으로 테스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심리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보다 1포인트 오른 13를 기록해 ‘극단적 공포’가 계속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