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난데없이 ‘민영화’ 논란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윤석열 정부가 인천공항과 전기, 수도, 철도 등의 민영화를 추진 중이며 이는 항공료와 공공요금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총괄상임선대위원장 겸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신호탄을 쏘아올리자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이 가세하며 군불을 떼는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측은 ‘광우뻥(광우병은 뻥)’ 괴담 수준의 선동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누구와 쉐도우 복싱을 하는거냐”는 비아냥 섞인 반응도 나온다.
민영화 논란이 갑자기 선거판에 등장한 배경은 이렇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40% 정도를 민간에 팔 의향이 있느냐”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인천공항 증시상장이 소유권을 민간에 넘기는 민영화와는 다르다”고 구분 지은 뒤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는 게 아니고 한국전력처럼 지분은 우리(정부)가 갖고 경영은 정부가 하되 지분 30~40% 정도를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대표적인 SOC는 공익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익의 40% 이상을 민간에 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경영권은 공공 부문이 가지면서 지분 40%를 팔면 엄청난 재원을 만들 수 있다. 공기업으로 남아 있으면 감시 체계가 어렵고 효율성 문제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재명 위원장은 다음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짧은 글을 올리고 김 실장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공유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 중 이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곧바로 민주당 의원들이 가세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전기, 수도, 철도, 공항 민영화 반대“라는 같은 문구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국민저항 운동’을 제안했다. 이인영·우상호·진성준·박주민·김의겸 의원 등도 같은 글을 올렸다. 진보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은 이를 퍼나르고 공공요금 폭등설을 전파하며 화력지원에 나섰다.
국민의힘측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 ”대체 어디서 누구랑 ‘쉐도우 복싱’을 하는가. 설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찌라시’ 수준에도 못 미치는 선동 문구에 장작을 넣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치한 반지성주의 선동을 멈추세요“라고 일침을 놨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19일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현장회의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이 마치 윤석열 정부가 철도·전기·수도·공항을 민영화한다는 허위조작 사실을 뿌리고 있다”며 “허위 선동을 통해 제2의 광우병 사태, 제2의 생태탕 논란을 일으키려는 정치공학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차원의 고소·고발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