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삼겹살을 먹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금겹살’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 최근 삼겹살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탓입니다. 연일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밀가루나 식용유뿐 아니라 서민들의 외식 메뉴 삼겹살까지 오르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오르는 걸까요.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때문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외국을 거치지 않는 국산 고기 가격까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5월 19일 기준 삼겹살 가격은 전국 평균 100g당 2841원입니다. 지난 달 20일 삼겹살 가격은 2367원이었는데요. 불과 한 달만에 20%가량이 올랐습니다. 치솟는 가격에 식당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기준) 가격은 2만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삼겹살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사료가격 상승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양돈용 배합사료 1kg 가격은 613원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약 15.7% 오른 709원에 판매됐습니다.
사료 가격은 국제 곡물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가축 사료로 사용되는 비중이 높은 옥수수와 밀의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 따르면 옥수수 1t 가격은 지난해 1월 200달러(약 25만4000원)를 돌파한 뒤 올해 3월 들어서는 3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이 옥수수 가격이 오른 것이 바로 푸틴 대통령이 일으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계 3위의 옥수수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옥수수 생산에 나서지 못하자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밀 가격은 인도 정부의 밀 수출 금지까지 겹치면서 지난 15일 한때 부셸당 12.47달러로 뛰어올라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비육돈 생산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대금이 오르면서 삼겹살 가격까지 오르게 된 것이죠.
문제는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사료 가격 상승분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사료용 곡물은 반년여 치를 미리 구매·비축해두므로 하반기나 돼야 곡물값 상승의 여파가 미친다고 합니다. 현재 가격은 전쟁이 막 시작된 올해 초 시세가 반영된 것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3분기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가 우크라이나 등 흑해 지역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기에 산 물량이 들어오게 되면 전 분기 대비 6.8%, 작년 동기 대비 32.5%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료 가격이 여기서 더 오를 경우 삼겹살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한돈 농가들이 경영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올해 7월께 사룟값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에 하반기에는 돼지 생산비가 전년보다 10만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식수요까지 폭등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삼겹살 가격 상승은 더 가파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겹살'이 아니라 '다이아몬드급' 삼겹살이 되겠네요.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사료용 곡물의 대체원료 공급 확대, 사료 구매자금 금리 인하 등에 나선 것이죠.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길어질 경우 정부도 더 손을 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