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ETF 성적표 보니…에너지 ETF 급등할 때, 러시아 ETF 사실상 전액 손실

입력 2022-05-22 07:52수정 2022-05-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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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징지수펀드(ETF)의 성적표를 갈랐다. 불안한 대외 정세로 유통 시장에 차질이 있었던 에너지와 원자재는 가격이 치솟으면서 관련 ETF의 수익률도 고공 행진했다. 반면 러시아 ETF는 -90%가 넘는 손해를 기록하며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2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KODEX미국에너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59.39%)였다. 이 ETF는 S&P 구성 종목 중 에너지 업종을 기초로 산출되는 ‘S&P Select Energy Index’를 기초로 하며 글로벌 정유사 액손모빌, 셰브런과 셰일업체 EOG리소시스를 주요 구성 종목으로 한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해당 ETF가 높은 수익률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책임을 붇기 위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유통 물량이 줄자 유가는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국제 유가는 130달러 선을 돌파하며 2008년 7월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어 △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53.84%) △KODEX WTI원유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53.41%)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44.28%) 등이 나란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모두 원유 ETF다. 전쟁으로 가격이 오른 농산물 ETF(△KODEX3대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 △TIGER농산물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도 35~37%대의 수익률을 올렸다.

주목할 만한 건 미국 장기 국채와 나스닥100 지수를 역으로 추종하는 ETF들이 상위 10개 종목 안에 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긴축재정에 나서면서 미국 증시가 침체한 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실이 가장 큰 종목은 △KINDEX러시아MSCI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98.39%)이었다. ‘MSCI Russia 25% Capped Index’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로 MSCI가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달러 가격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가격이 폭락했다. 99%가량 손해가 나며 투자자는 사실상 원금 전부를 손해를 보게 됐다.

이어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52.36%)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44.77%) 등 지난해 말에 출시된 ETF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전자는 삼성SDI, SK이노베이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요 구성 종목으로 하며 후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등을 담고 있다.

하위 10종목 중 5종목은 게임 ETF였다. -44.29~-42.30%의 손실이 났다. 이들은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넷마블 등을 주로 담고 있는 ETF다. 대표적인 성장주인 게임주의 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후퇴하고 있다. 성장주의 주가는 현재보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에 의존한 상태인데,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도 커지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물가와 경기 전망에 대한 뉴스에 취약해져 있는 상황이고 미국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개별 기업들의 수익성과 모멘텀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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