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호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은 지난 몇 년과 최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지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송 지검장은 2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임식을 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은 박탈되고 송치 사건 보완수사 범위도 축소되어 억울한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질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국민의 피해가 뻔히 예상됨에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입법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무기력함을 느꼈고 검찰구성원 으로서 자존감이 떨어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함께 화합하고 단결하여 노력하면 이런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형사사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우리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강자들이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 뒤에 숨지 못하도록 우리의 사명을 다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이 바로 우리 서울중앙지검이 ‘상식을 지키는 공정하고 따뜻한 검찰’로 거듭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송 지검장은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 질서에 기초한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자”며 “다수의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권력형 성범죄‧아동학대 범죄‧강력범죄 등 민생 범죄를 엄단하여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한 “선거범죄에 대한 대응은 검찰의 존재 이유 중 하나”라며 “6월 1일 예정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깨끗하고 공명정대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지검장은 “국가와 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권력형 비리, 시장경제 질서를 훼손하는 기업범죄나 금융비리 등은 그 배후까지 철저히 규명하여 처벌해야 한다”며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은 국민의 인권보호와 적법절차”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시대적 상황의 변화와 무관하게 검찰에게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의 형사법집행은 결과는 물론, 그 과정과 절차까지 모두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엄격한 정치적 중립도 지켜야 한다”며 “여러 이해관계에 따른 외부의 불합리한 공격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 그리고 양심과 윤리에 따라 직무에 임하고 형사사법 전문가로서의 실력도 끊임없이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송 지검장은 “결재와 보고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유롭고 치열한 의견 제시와 토론을 거치고, 국민 의견을 청취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여야 할 것”이라며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한다면,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부합하는 공정한 형사법집행을 이뤄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송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삼성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김웅 국민의힘 의원 고발사주 의혹’ 등 정‧재계 민감한 수사와 굵직한 사건들을 지휘하게 된다. 송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던 당시 특수2부장,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역임했다.
송 지검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하다가 수원지검과 여주지청장, 수원고검 검사로 좌천됐다가 한동훈 장관 첫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18일 송 지검장을 비롯해 검찰청‧법무부 주요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은 4개월 뒤 검찰 수사권 기소권 분리 법안 시행을 앞두고 준비와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