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테크노돔' 이어 '테크노링' 명명
트랙內 현대차 드라이빙 센터도 들어서
하반기 완공 목표로 고객 체험 극대화
현대차-한국타이어 양사 관계 개선 기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충남 태안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주행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을 오픈했다. 현대차그룹도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이곳에 고객 체험 센터를 건설 중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시작으로 국산 타이어를 배제하기 시작한 현대차그룹이 이를 계기로 한국타이어와의 관계를 개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한국타이어는 25일 오전 한국테크노링에서 프레스데이를 열고 한국테크노링 설립 의미와 글로벌 중장기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행사에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수일 대표이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가슴 깊이 느끼고 있다”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활용하기 위해 한국테크노링을 완공했다”고 말했다.
한국테크노링은 축구장 약 125개 크기의 부지면적 126만㎡에 총 13개의 트랙을 갖췄다. 아시아에서 가장 긴 테스트 트랙이다.
총 길이 4.6㎞, 4차선으로 구성된 고속 주회로에서는 고속 주행 테스트가 가능하다. 전기차 또는 슈퍼카 타이어 등 혁신 제품 개발에 필요한 타이어 성능 테스트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한국테크노링 건설을 위해 약 2300억 원을 투자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사업의 콘트롤 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본사 △테크노플렉스, 중앙연구소인 △테크노돔에 이어 △테크노링까지 R&D 인프라를 구축했다.
테크노링의 준공으로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이곳 테크노링 안에 국내 최대 규모의 고객 드라이빙 체험 센터인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공사 중이다.
한국타이어 주행시험장의 거의 모든 시험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그룹이 추가로 건설하는 주행체험 시설과 지상 2층 9602㎡(약 2905평) 규모의 고객 전용 건물을 짓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 체험 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현대ㆍ기아차와 제네시스의 성능을 완벽하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현재 운영 중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을 확대 발전시킨 국내 최고 수준의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소원했던 현대자동차와 한국타이어의 관계가 회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양측의 감정이 뒤틀어진 건 2015년부터다. 당시 한국타이어그룹은 지주사를 통해 국내 사모펀드(한앤컴퍼니)와 손잡고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을 인수했다.
지분이 19% 수준이었지만 타이어 전문기업의 부품업계 진출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글로벌 2위 수준의 부품 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무기로 자칫 차 제조사 위에 군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즈음 ‘한국타이어 노블 S2 타이어’를 장착한 G80 일부 모델이 휠하우스 공진음과 소음 등 타이어 문제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때부터 제네시스와 현대ㆍ기아 주요 모델에 국산 브랜드 대신 수입 타이어로 장착하기 시작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수일 한국타이어 사장 역시 제네시스에 수입 타이어가 장착된 것과 관련해 “우리도 독일 포르쉐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에 OE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며 “현대차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제네시스 납품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