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돔 6단 탓…원안위 "시기 특정 어려워"
공극 확인되면 1년+α 걸린 후 보고 진행해
한수원 "원안위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
9월 가동을 목표로 했던 한빛 원전 4호기의 재가동이 더 미뤄질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일부 점검을 이유로 보고를 늦췄기 때문이다.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파악되면 1년 이상의 재점검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5월 중 재가동 결과 발표를 원했던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안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이투데이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원안위는 한수원이 수행한 한빛 4호기 구조 건전성 평가 결과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원안위 보고(일정 미정)를 통해 검증결과가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수원은 "한빛 4호기 재가동 준비를 완료했다"며 "9월 중 재가동을 위해 구조 건정성 평가 독립검증 결과를 원안위원회에서 보고하고 벽체 보수 착수 허가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9월 재가동을 위해선 5월 중에 원안위가 보고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 기사: [단독] 윤석열 정부 '원전 정상화' 탄력…신한울 이어 한빛 4호기도 재가동 '준비 끝')
원안위는 27일 열리는 158회 원안위원회에서도 한빛 4호기 재가동과 관련한 논의는 진행하지 않는다. 안건으로 원자력 이용시설 운영 변경허가와 관련해 '한빛 3·4호기 안전등급 기기 공급사 및 검증문서 반영'이 올라와 있지만, 원안위 관계자에 따르면 구조 건전성 평가와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원안위가 보고를 늦추는 이유는 한빛 4호기의 상부 돔 점검 탓이다. 한수원은 원안위의 요구사항인 격납건물 상부 돔 장기 대기 노출 시공이음부 검사(1~6단 중 4, 6단)에서 4단은 완료했지만, 6단은 검사를 마치지 못했다. 원안위는 "상부 돔의 장기 대기 노출 시공이음부 점검을 수행 중"이라며 "점검 상황 및 결과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대략적인 시기 특정이 어렵다"고 밝혔다.
원안위가 상부 돔 점검을 이유로 보고를 늦추면서 한빛 4호기 재가동은 빨라야 10월에 이뤄질 전망이다. 점검 결과 문제가 발견되면 1년 이상 재가동이 늦춰질 수도 있다. 원안위는 "상부 돔 점검에서 내부철판(CLP)의 부식이 확인되면 한수원 수립 후속 조치 계획의 적절성을 검증한 후 원안위 보고가 이뤄진다"며 "공극이 확인되면 점검 확대 필요성 검토 후 구조 건전성 평가 재수행, 재검증 등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공극은 작은 구멍이나 빈틈으로 원자력발전소 안전의 위험이 생길 수 있다. 한빛 4호기는 2017년부터 2년간 140여 개의 공극이 발견된 적이 있다. 점검 확대는 소요 기간을 예측하기 어렵고, 구조 건전성 평가와 재검증은 각각 약 6개월 걸린다는 걸 고려하면 공극 발생 시 1년 넘게 재가동이 늦춰진다.
이에 따라 신한울 1호기 가동 시작으로 탄력을 받았던 윤석열 정부의 핵심 과제인 원전 강화 정책이 한빛 4호기에서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안위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