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박순애·복지부 김승희 지명
청문회 통과 시, 18부처 장관 중 5명 여성 '27%'
尹대통령, 여성 우선 발탁 방침 반영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각각 박순애 서울대 교수, 김승희 전 의원 오유경 서울대 약대 학장을 내정했다. 이날 발탁된 인사들은 모두 여성으로 윤 대통령의 '여성 우선 발탁 방침'이 반영된 결과다.
두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경우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확 늘어난다. 이들 모두가 임명되면 중앙부처 18곳의 장관 중 여성이 5명(28%)이 된다. 지금까지 18개 부처 중 16개 부처 장관이 임명됐으며, 그중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3명(19%)이다.
이번 인선은 과거와 달리 윤 대통령이 남은 부처 장관 만큼은 여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내각 구성에 있어 '성별'이 아닌 '능력' 중심의 인사를 강조해왔다. 결과적으로 서울대 출신 남성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내각’이라는 수식어도 붙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내각 구성에 여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미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외신까지 여성이 적은 내각 구성을 지적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내각의 장관 직전 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 여성에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근 윤 대통령의 잇단 발언을 통해 인선 판단 기준이 선회할 것임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24일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과 만찬 자리에서 "최근 여성 공직 인사 후보자들 평점이 낮으며, 여성이어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게 누적돼 그럴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은데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젠더 갈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놀랐다는 표현은 대화 과정에서 '아 그렇구나' 정도로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상황을) 이런 표현으로 적어드리면 편하겠다고 판단해서 표현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는 젠더 문제와 관련해서 더 많은 여성을 쓰고 싶고 노력한다는 방향성은 늘 같다"면서도 "정부 인재를 찾는 과정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렵다.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 고민해서 나오는 결과"라고 토로했다.
박 후보자는 여성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경영평가 단장을 맡았던 인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했다.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 개선 및 교육 국정과제 실현의 적임자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과 식약처장을 역임했고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대 국회에 입성해 보건복지위원과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현장과 정부, 국회에서 경륜과 전문성이 쌓인 만큼 윤석열 정부의 보건복지 국정과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사회부총리 후보자였던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치르기도 전에 자진사퇴했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경북대병원 교수는 인사청문회까지 마쳤지만 입시비리 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아 야당의 주요 타깃이 되면서 23일 자진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