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②]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미국 빅스텝, 감내할 수 있는 수준"

입력 2022-05-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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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 연준이 단행하고 있는 빅스텝과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이 빅스텝 두번쯤 하고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없진 않다"라며 "금리역전으로 자본유출이 대규모로 일어나거나 환율이 어떻게 되거나 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일문일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은행)

7월까지 3연속으로 0.25%p 기준금리 인상해도 연준이 두 번 빅스텝을 단행하면, 그 기준금리가 우리랑 같은 수준으로 올라설 것인데. 빅스텝에 대한 부작용 우려 역시 적지 않은 상황

"빅스텝 얘기하다 이슈를 일으켰습니다. (웃음)

명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빅스텝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금 물가와 성장 등 여러 겨제지표가 해외 요인에 따라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그 정도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통화정책 운용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원론적 상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특정 시점을 언급해서 빅스텝 하겠다는 식으로 해석이 안됐으면 좋겠습니다.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진적으로 올린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한 얘기 이후 시장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2.25%에서 2.50% 정도로 상향.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는지

"빅스텝이라고 언급해서 시장 기대 금리가 올라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가 수준이 예상보다 많이 올라가서 시장이 생각하는 금리 수준이 올라가는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열 총재 기자회견을 보니까 작년 2월쯤 올해 연말 금리 어떻게 되는지 시장에서는 2.75% 정도로 보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금통위원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한 걸로 기억합니다.

2월에 비해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1% 이상 높아졌습니다. 시장이 당연히 예측하는 기준금리가 2.25%에서 2.50%로 올라갔다고 말씀하셨는데, 올라간 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오기 전에 시자 상황을 좀 봤는데 금리를 올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국채금리라든지 주가라든지 반응이 큰 변화가 없는 걸 보면 소통을 제 입장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현상을 커뮤니케이션 하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정상회담 성명서에서 '외환시장 협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실무에서 진전되거나 계획이 있는지

"우선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오셨을 때 양국 정상께서 하신 말씀하신 것에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협상하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기재부와 미국 재무부가 협상의 주관이 돼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적절치 않고요.

다만 큰 의미를 보자면 두 정상께서 말씀하신 내용, 경제 상황만 보고 말씀하신 게 아니라 한미 간 전략적 협조라는 큰 틀 안에서 외환시장의 안정이 양국 간 교역과 투자에 중요한 요소라는 걸 같이 언급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구체적인 방안으로 어떻게 딜리버리할지는 기재부에서 얘기하고 있고, 저희 중앙은행은 상시적인 협의채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국제 행사를 통해 만날 기회도 많고요. 그런 채널 통해 얘기를 할 것입니다."

4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외환시장뿐 아니라 외화자금시장에 대해 주목하고 위험 신호 감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당연히 환율 변수나 대외 자금 유출입에 관한 건 중요 경제 변수기 때문에요. 금통위원께서 관심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환율이 1260~1270원대로 많이 올라가서 우려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사실 지금 올라간 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중국의 속도가 낮아진 걸 반영한 것인데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의 겪는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금 유출을 보면 4월달에는 저희들이 해외 주식 투자에 대한 배당금 이런 게 있어서 무역수지 적자가 늘어났지만 전반적으로는 경사수지 흑자가 500억 불 정도입니다.

많이 포커스를 두는 점은 자본유출인데요. 금리가 더 올라갈 때 늘어날 자본유출을 걱정하고, 물론 가능성이 커서 유심히 관찰 중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그래도 안심스러운 징조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많이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2년 전에 비해 35% 정도 하던 게 지금 25~26% 정도입니다. 채권투자를 보면 아직까지는 소폭의 유입이 있고요.

저희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나라를 보면 채권투자가 아직도 양(+)입니다. 유입되는 나라는 우리나라 소수 국가 중 하나이고요. 빠르게 더 나아갈 가능성이 다른 나라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화 자금 시장의 건전성은

"해외 자본유출입의 2~3년간의 행태를 살펴보면 상당 부분 해외 자금이 나가는 건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늘어서입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굉장히 많이 늘어났고요 개인투자자도 많이 늘어났고요. 국내 투자자가 많다는 건 다변화로 투자했다는 것이고, 해외 부채가 늘어난 만큼 해외 자산도 늘어나서 안정성 차원에서 좋습니다.

단기 외채의 외환보유고 비중이 38% 정도 됩니다. 지금 외채가 조금 늘어난 것은 자연스럽게 미국 금리가 앞으로 올라갈 것 같고 하니 선자금 조달이 맞지 않습니까. 유심히 살필 필요는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원화 선진화 관련해서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이 질문은 금통위원과 직접적인건 아닌데요. 지금 기재부에서 외환제도 선진화에 대해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당연히 중요한 참여자입니다. 원화시장 국제화도 그 중 하나의 항목이고요.

그 자체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기재부와 말씀을 나눠야 하고 오늘 주제와 다르기 때문에요. 논의하는 중이라는 말씀으로 대신하겠습니다."

한미 간 금리 차를 총재께서는 통화정책 주요 기준으로 삼기 어렵고 일정 기간 용인할 수 있다고도 했는데

"당연히 한미 금리 차가, 성장률을 봐도, 미국에 비해서는 저희가 금리가 당연히 일반적으로 좀 높은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단기 금리로 볼 때는 물가 상승률이나 조정 필요성이 있겠지만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8%를 넘는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에 비해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견고한 상황인데요. 미국이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은 당연합니다.

그 결과 미국이 빅스텝 두번쯤 하고 금리를 올리고, 우리도 봐야겠지만,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고요. 금리역전으로 자본유출이 대규모로 일어나거나 환율이 어떻게 되거나 하는 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현재 우리 상황을 볼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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