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경기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급증…"서울은 비싸고, 매매는 불확실"

입력 2022-05-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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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7만635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869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17%이상 증가했다. 사진은 경기남부경찰청 헬기에서 본 경기도 수원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경기지역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울 전·월세 상승과 아파트 매매 시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빚어진 현상으로 보인다.

29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1분기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7만686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4878건이 거래된 것과 비교해 18% 이상 증가했다. 특히 1분기 기준으로 최근 1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지역 내에서도 서울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지역에서 거래량이 많았다. 수원시가 7681건으로 거래량이 가장 많았으며, 고양시(6643건)와 용인시(6153건)가 뒤를 이었다.

경기는 서울보다 아파트 임대보증금과 임대료가 저렴하다. 그러다 보니 서울 아파트 전·월세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경기도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8128만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6억3252만 원)의 60% 수준이다. 월세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보증금 및 월세는 2억423만 원·125만 원이지만 경기는 6954만 원·97만 원 수준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쪽에서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인천 등 수도권 내 상대적으로 주거 여건이 양호한 곳들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만큼, 매매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수요자들이 전·월세로 돌아섰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매매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주택가격에 대한 고점 인식도 있고,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등의 이슈가 있어서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나 대외여건이 좋지 않다”며 “경기도 내에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해 전·월세로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에 따른 전세대란이 실제로 일어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고, 더 많은 수요가 경기도로 몰릴 전망이다.

윤 연구원은 “전세대란 시 서울의 수요가 경기로 몰리면서,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을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경기 아파트 전·월세 수급여건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8월 전세대란’에 대비해 단기 공급대책으로 ‘실거주 의무 완화’를 제시했다.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 아파트를 분양받은 집주인이 전·월세를 내놓을 수 있게 돼 공급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앞서 2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하반기에 수급 균형이 안 맞을 수 있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월세 물건 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며 분양가 상한제에 묶인 실거주 의무 완화를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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