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에 빠진 유통업계…진화하는 마케팅

입력 2022-06-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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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FT 흰디 이미지(사진제공=현대백화점)

차세대 먹거리로 부각되는 NFT(대체불가능토큰)에 유통업계가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특히 기존에는 단순 NFT 발행 등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자사 캐릭터와의 접목이나 전용 매장을 내놓는 등 진화한 마케팅이 등장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말 전자지갑 서비스 ‘H.NFT(에이치 엔에프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H.NFT는 현대백화점이 발급하는 NFT를 저장·관리할 수 있는 전자지갑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 H.Point 앱(APP)에 탑재된다. H.Point 회원들은 앱 업데이트와 서비스 약관 동의 절차를 거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H.NFT를 활용해 우선 고객들에게 기념품 형태의 NFT를 발급해 디지털 신기술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부터 상품 할인이나 사은품 증정, 고객 라운지 이용 등의 혜택을 탑재한 NFT를 발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만의 차별화된 NFT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열린 ‘현대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수상작품을 NFT로 변환해 수상 고객의 가족에게 H.NFT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명언과 글귀 등을 아티스트와 협업해 제작하는 고객 맞춤형 NFT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롯데홈쇼핑도 차세대 사업으로 NFT를 낙점하고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전날부터는 가상 모델 루시를 내세운 '루시 세상과 만나다' NFT를 선보였다.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루시의 활동 이력을 담은 140컷의 사진을 디지털 아트로 제작한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달 유통업계 최초로 NFT 마켓플레이스인 ‘NFT SHOP’을 오픈하며 NFT 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체 모바일 쇼핑앱에 ‘NFT SHOP’을 개설하고, 거래 화폐 단위도 원화로 지원한다. 마켓을 통해 구입한 NFT는 롯데홈쇼핑 모바일 내 ‘MY NFT 지갑’에 보관되며, 향후 세계 최대 NFT 마켓플레이스인 ‘오픈씨(Opensea)’에서 NFT 2차 판매가 가능해질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이 가상 모델 루시를 내세운 '루시 세상과 만나다' NFT를 선보였다.(사진제공=롯데홈쇼핑)

신세계도 자체 캐릭터인 '푸빌라'를 활용해 NFT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2월엔 '푸빌라 소사이어티'라는 푸빌라 NFT를 위한 사이트를 개설했고 지난달에는 NFT기업 '메타콩즈'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푸빌라를 NFT로 1만 개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편의점 업계도 NFT 사업에 적극적이다. 세븐일레븐은 4월 업계 최초로 코인을 탑재한 신개념 ‘세븐NFT’를 발행했다. 이 상품은 기존 콘텐츠 가치를 소유하는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해 실제 화폐가치를 지닌 코인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 NFT는 가상화폐인 ‘클레이(Klay)’가 적립된 것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현금화도 가능하다.

CU는 3월 작가 '레이레이'와 협업해 만든 미술 작품을 NFT로 내놨다. 멤버십 앱 포켓 CU에서 CU의 NFT를 얻을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행사 시작 후 약 11일 만에 1500명 이상의 참여자가 모이기도 했다.

식품ㆍ패션 업체들도 대열에 빠지지 않고 있다.

▲신세계푸드 NFT (사진제공=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 전용 음료인 '브랜드 콜라'와 '브랜드 사이다'의 디자인을 활용한 대체불가토큰을 각각 5000개씩 총 1만개 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NFT를 받으려면 디스코드와 트위터의 '브랜드 프로젝트' 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응모하면 된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신진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브랜드 강화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달 제과업계 최초로 NFT를 발행했고, LF의 패션 브랜드 헤지스 역시 자체 제작한 가상 인플루언서 캐릭터 ‘해수’를 활용한 NFT를 출시했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NFT에 일제히 뛰어드는 것은 희소성과 특별함에 열광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코로나19를 겪으며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떠오르자 이를 끌어안기 위해 다양한 시도 중 하나로 NFT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신사업이 그렇듯 이용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NFT 역시 거래되는 상품이다 보니 가격이 하락할 위험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 기업의 이미지 하락 역시 동반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해 30억 원대에 거래됐던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의 세계 첫 트윗 NFT의 가격은 30만 원대 수준까지 떨어졌고, 세계 최대 NFT 거래 플랫폼인 오픈씨 매출도 1월 약 6조 원대에서 2월에는 3조 원 대로 쪼그라드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수의 유통업체가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수익원이나 안정된 거래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향후 다양한 변동성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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