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양자 FTA 가능성에 고무돼
오스틴 국방장관 “대만, 우크라와 달라”
유사시 파병 가능성 시사
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덩전중 대만 경제무역협상판공실 대표와 사라 비앙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이날 ‘21세기 무역에 관한 미국-대만 이니셔티브(US-Taiwan Initiative on 21st Century Trade)’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무역 원활화, 규제 관행, 중소기업 지원, 환경, 농산물 교역 등 11개 핵심 분야를 포괄한다. 사실상 지난달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의제가 거의 같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3개국이 참여하는 IPEF를 출범시켰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을 묶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녹아있지만, 대만은 제외됐다. 대만은 가입을 희망했으나 다른 참여국들이 중국의 반발을 우려한 영향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새 이니셔티브로 IPEF를 우회하되, 대만과 경제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이 1979년 대만과의 국교 단절로 비공식적 형태로만 관계 강화를 해왔으나 이번 이니셔티브로 양측 관계 강화가 더 공식적인 것으로 됐다”며 “동시에 대만의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낮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만을 한층 포함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미국과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가능성에 크게 고무된 상태다. 덩 대표는 “새 이니셔티브는 FTA의 전초전”이라면서 “더 많은 무역과 경제협력을 위한 기회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돌파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이니셔티브 출범을 기점으로 IPEF 가입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STR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핵심 목표는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야심 찬 협상 로드맵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스틴 장관은 ‘대만해협 유사시 미군을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느냐’는 닛케이의 질문에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두 개의 크게 다른 시나리오”라고 답했다. 미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파병하지 않고 있지만, 대만은 파병도 배제하지 않을 수 있다고 암시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행사할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지에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군사적 관여를 직접 언급한 데 이어 오스틴 국방장관도 ’전략적 모호성‘의 변화를 시사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