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 인근 나들목. 비바람을 무릅쓰고 ‘박재범 원소주’를 사기 위해 250여 명의 인파가 부산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GS WON)에 모여들었다. 매장 입구에는 직원들이 고객 신분증을 확인하려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김경훈 비이피씨탄젠트 관계자는 “비가 와서 이 정도지, 평일에는 하루 평균 500여 명이 대기한다”라고 했다.
GS25가 선보인 '원소주'가 부산에서 막바지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GS25는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원스피리츠와 함께 부산 전포동 카페거리에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을 열었다. 오픈 첫날에만 1000여 명이 방문해 당일 준비물량 3000병 완판 기록을 세울 정도로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은 지에스 원 매장은 지난 5일간 누적 방문객 수만 1739명, 전량 완판기록을 달성했다.
오픈런 현상은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GS25의 온라인 주류플랫폼 '와인25+'도 예약 오픈 2분 만에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GS25는 행사 기간 와인 25+에서도 1인당 최대 2세트를 구매를 한정해 총 9000병의 물량을 배정했지만 예상보다 몰린 인파에 결국 '1인 1세트'로 변경했다.
대기표 등록에 성공해 원소주 제품 8병을 전부 사들인 60대 A 씨는 "새벽 4시 30분에 나왔다가 아직 안 열었길래 계속 기다리다 다시 아침 8시에 잽싸게 나왔다"라면서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다. 이 근처에서 살아서 오다가다 줄 서서 사는 게 신기해 보여 한번 시도해봤다"라고 말했다.
인근 상권도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최근 지에스 원 인근에 새로 문을 연 커피숍 사장 B 씨는 "이쪽 상권이 유동 인구가 많아 손님이 적지 않은 편인데 확실히 '원소주' 효과를 이번에 체험하고 있다"라면서 "원소주 쪽에서 대기하다가 우리 카페로 발걸음을 잠시 돌리는 고객들이 체감상 많아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7평 규모의 매장 1층 내부는 원소주 아티스트 패키지 등이 비치된 쇼케이스가 마련됐다. 한 타임에 15명만 입장 가능한 공간으로, 직접 작성한 주문서를 직원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구매가 이뤄진다. 구매 제한은 1인당 8병까지다. GS25의 매대를 그대로 가져와 '편의점 아이덴티티'도 살렸다. 창가에는 DJ 부스가 설치돼 있어 오후에는 3~4시간 즉석 공연도 펼쳐진다.
2층에는 원소주 로고를 살린 스티커팬, 핀 배지, 에코백, 골프공 등 총 25종의 굿즈를 판매한다. 특히 매장 운영 6일 차였던 이날 '디스이즈네버뎃', '다크룸스튜디오' 등 패션브랜드와 컬래버한 티셔츠, 캡 모자 등 인기 카테고리 7종은 전부 품절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설치한 편의점용 볼록거울과 ATM기기를 활용한 '포토인증샷' 기계도 눈에 띄었다.
GS리테일 측은 부산에서의 열기를 이어가 7월 전국 1만6000여 개 점포에서 판로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원소주는 아티스트 박재범 원스피리츠 대표가 선보인 소주 브랜드다.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로, GS25가 오프라인 매장 단독 유치에 성공하면서 여름 성수기 '주류대첩'의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