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국 존슨 총리, 고비 넘겼지만...벼랑 끝 몰린 정치 생명

입력 2022-06-0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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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하원의원 신임투표서 찬성 211표, 반대 148표
2018년 메이 전 총리 신임 반대보다 많아
예상 못한 반란으로 정치 생명 위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021년 10월 6일 보수당 연례 행사에서 연설 중 이마에 손을 대고 있다. 맨체스터/AF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당내 신임투표에서 과반 지지를 얻어 ‘파티게이트’ 위기를 넘기고 총리직을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반대표가 예상보다 많아 정치적 입지가 위태로운 상황에 내몰렸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치러진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신임투표에서 찬성 211표, 반대 148표로 승리했다. 보수당 규정에 따라 소속 의원(359명)의 과반인 180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당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다. 내각제인 영국은 집권당의 대표가 총리가 되고 임명권자는 국왕이다.

존슨 총리는 이번 투표로 파티게이트의 부담을 덜게 됐다. 존슨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로 모임이 금지된 시기에 총리실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방역규정 위반으로 범칙금을 부과받았다. 도덕성과 권위에 흠결이 생겼고 당 안팎의 사임 요구에 시달렸다.

그는 투표 결과 발표 후 “영국을 위해 매우 좋은 결과”라며 “이제 정부가 민생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신임은 얻었지만,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투표에서 신임 반대표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보수당의 41%가 존슨 총리를 불신임한다고 투표했다. 2018년 테리사 메이 전 총리가 당시 신임투표에서 얻은 반대(37%)보다 많다. 이후 메이 전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Brexit)’ 문제 해결의 구심력을 잃고 6개월 후 결국 사임했다.

‘예상치 못한 대규모 반란’이 발생한 만큼 존슨 총리는 또다시 신임투표에 부쳐질 가능성이 있다. 통상 신임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1년간 투표에 부쳐질 위험을 피하지만 규정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규칙을 변경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서 “현재 규칙은 다음 투표 전까지 유예 기간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존슨 총리의 시간이 2024년 총선 이전에 끝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존슨 총리는 2019년 12월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브렉시트 완수를 걸고 보수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보수당은 80석을 확보해 1987년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그러나 존슨 총리는 파티게이트 후폭풍에 휘말리면서 2년 반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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