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한진 사장이 7일 이사회 합류에 대해 “저는 아직 능력 검증이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내비쳤다.
조 사장이 이날 오후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빌딩에서 열린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추모 사진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자격이 있는지’란 추측성 기사가 나오기보다 ‘왜 안 하지’란 반응이 나올 때 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 사장은 2020년 ㈜한진에 합류하며 마케팅·미래전략 총괄을 담당하며 마케팅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조 사장은 신사업을 동력 삼아 존재감을 키워왔다. 구체적으로는 탄소 저감을 목표로 택배터미널 내 전기차 충전 사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 사장은 “2020년 말부터 제주도에서 택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며 “먼저 ㈜한진 빌딩에 태양광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사회공헌 중 하나인 경찰청과 연계한 장기실종아동찾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단발성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저희가 계속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택배기사의 앱에서도 실종아동을 보면 바로 연락할 수 있는 기능까지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 사업에 대해선 “콘셉트가 있고, 파트너사를 잘 만나 순항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조 사장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막내딸이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한진그룹 3세인 조현민 사장은 지난 1월 단행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구성원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불발됐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인 노삼석 한진 대표이사 사장과 투톱 체제로 가동되는 가운데, 일련의 이슈를 거친 조 사장이 굳이 당장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부각될 필요성을 못 느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리는 비공개 추모 사진전 행사에 앞서 미디어데이에 깜짝 등장했다. 비공개 행사에선 조원태 한진 회장, 조 전 회장의 배우자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을 비롯해 전·현직 임직원이 참석해 조양호 전 회장의 흉상 제막식 등을 펼쳤다.
조원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아버님과 함께 출장길에 나서던 그때가 생각이 난다”며 “바쁜 와중에도 카메라를 챙겨 같은 풍경을 각자 다른 앵글로 담아내고, 서로의 사진을 보며 속 깊은 대화를 나눴던 일들 하나하나가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다”고 밝혔다.
조현민 사장 또한 가족 추모사를 통해 “일과 가족밖에 몰랐던 아버님이 쉬시기 위해서 어쩌면 이 지구가 너무 작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아버님을 다시 만나면 딸이라 너무 행복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다고… 단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고, 너무나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오는 27일까지 3주간 대한항공 빌딩 일우스페이스 1, 2관에서 ‘하늘에서 길을 걷다… 하늘, 나의 길’이라는 주제로 조양호 전 회장이 생전에 촬영한 사진 총 45점을 비롯해 유류품 등을 전시하는 ‘고 일우 조양호 회장 추모 사진전’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