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개최 월드컵 등 짝수해 성수기 기대감 있지만
외식 증가ㆍ원료 수급 차질 등이 실적 반등 발목 잡을 수도
치킨업계가 ‘축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달 들어 연이어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 경기 덕분에 매출이 최대 49%까지 상승했다. 11월에는 카타르 월드컵이 예정돼 있어 치킨업계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인한 외식 증가, 원료 수급 차질 등의 악재가 치킨업계가 실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BBQ 치킨의 1~10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6월 2~11일)보다 49% 늘었다. 교촌치킨, bhc치킨의 매출(지난해 6월 1~10일 대비)도 각각 20%, 4% 증가했다.
특히 손흥민 선수가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이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시기라 축구 경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BBQ의 경우 축구경기가 열렸던 2일(브라질전), 6일(칠레전). 10일(파라과이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교촌치킨 매출은 각각 46%, 10%, 56% 성장했다. bhc치킨은 2일, 10일 매출이 각각 22%, 35% 증가했다. 남은 이집트와의 경기까지 치킨업체의 매출 상승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치킨업체들은 스포츠 경기 동안 즐길 수 있는 신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인다. 대표적으로 bhc치킨은 올해 4월 ‘치퐁당 후라이드’를 출시했다. 치퐁당 후라이드는 치킨 위에 새우와 마늘 향이 가득 밴 후레이크를 올린 제품이다.
치킨업계에서 짝수해는 성수기로 통한다. 짝수해에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가 열려서다. 올해의 경우 지난 2월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렸다. 11월 중순에는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된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우리나라가 무난히 본선 진출을 확정한 만큼 월드컵 기간 치킨업계가 거는 기대감은 크다. 국가대표팀이 선전하거나 많은 경기를 치를수록 치킨 매출이 증가할 가능성은 크다.
긍정적 요인이 있음에도 치킨업계는 한편으로 고민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배달 음식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4월 배달 등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조8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최소 증가폭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로 인한 원재료 가격 급등도 치킨업계로서는 악재다. 밀가루가 대표적이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곰표 밀가루 중력다목적용(1㎏ 기준) 가격은 1610원으로 작년 5월 말(1357원) 대비 약 19% 늘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치킨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7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08억 원)보다 19.3% 감소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이 정상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치킨업계는 월드컵이라는 호재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