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단체 대표가 임기를 보름 앞둔 충북도의회 대표단의 몽골 방문 계획을 지적하며, 가축 분뇨를 투척하는 소동을 일으켰다. 방문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고발까지 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천도 애국국민운동대연합 대표는 14일 오전 충북도의회 현관 앞에서 “국민이 고유가와 고물가로 허덕이는데 임기 종료 보름을 앞두고 혈세를 들여 해외에 가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오 대표는 박문희 의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가려다가 청원경찰들에게 제지당하자 비닐봉지에 들어있던 가축 분뇨를 현관 바닥에 뿌렸다.
가지고 온 회초리도 바닥에 놓아두고 10여 분 뒤 자리를 떴다.
그는 기자들에게 “(몽골 대표단은) 더군다나 (출마하지 않았거나) 낙선한 의원들 아니냐”며 “가지 말라는 차원에서 항의 방문한 것이며 강행하면 바로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의장과 의원 3명, 사무국 직원 5명은 4박 5일 일정으로 15일 몽골 울란바토르 방문길에 오른다. 관련 예산은 2100만 원이다.
울란바토르시의회의 공식 초청에 따른 이 일정은 할트마 바트톨가 전 몽골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말 충북을 방문해 도의회와 간담회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추진됐다.
도의회는 애초 지난해 12월 방문하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일정을 무기 연기했다. 도의회와 울란바토르시의회는 당시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우호 교류 협정을 하기로 했다.
박 의장 일행은 방문 기간 도내기업-몽골기업 수출 계약 및 기업설명회, 우호 교류 협정 체결식, 몽골 국회·정부 방문, 몽골 한인회 간담회 등 일정을 보낸다.
박 의장은 “경제, 문화, 관광, 농업, 의료 등 여러 방면에서 몽골과의 교류 물꼬를 트고 지역기업의 수출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11대 의회가 유종의미를 거둬야 할 마지막 회기 중에 진행해야 할 만큼 우호 교류 협정이 시급한지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박 의장 일행의 몽골 방문 기간과 11대 의회 마지막 회기(제400회 임시회·14∼21일)가 겹친다.
오 대표는 2017년 충북 청주 수해 때 해외연수를 감행한 충북도의회를 비판했던 인물이다. 당시 프랑스에 체류 중이던 김학철 전 도의원이 한 언론에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을 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발언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해외연수가 무작위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한 해명이었지만, ‘레밍 발언’으로 알려지면서 전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소식을 들은 오 대표는 당시 밀가루와 쥐덫을 들고 김 의원을 찾아가 항의했다. 충북도청 앞에서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며 오물을 투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