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0일 코스피가 소폭 상승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이 가솔린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러시아가 비료, 곡물 수출 확대를 시사하면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지난 금요일 한국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미 증시가 급락하자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연준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고 있다는 점, 중국의 소비 촉진 정책을 비롯한 경기 부양 의지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자 낙폭이 축소됐다.
미 증시가 장 초반 연준의 여전한 공격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며 변동성이 확대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기는 했으나, ‘무조건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한 정책을 시사한 점, 가장 비둘기파적인 성향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7월 75bp(1bp=0.01%P) 금리 인상을 주장한 점 등도 부담이다.
그렇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국방 물자 생산법을 발동을 검토하며 가솔린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비료와 곡물 수출을 늘릴 것이며 군사 작전 이후 관계 회복을 준비 중이라고 주장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정치적인 노력이 국제유가를 비롯해 밀 등 곡물 가격 하락을 촉발해 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고,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이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0.3% 내외 상승 출발 후 최근 하락이 컸던 기술주 중심으로 견고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국내 증시는 업종 관점에서도 최근 증시 폭락을 거치는 과정에서 신용 레버리지 관련 반대매매 물량이 장전 동시호가 및 장 중반 이후에 수시로 출현하고 있다.
이 같은 반대매매는 수급상 여러 업종에 걸쳐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펀더멘털과 무관한 가격 변화 성격이 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익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2차전지, 자동차, 시클리컬 중 대형주에서 주중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급락이 나타날 시에는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인플레이션 및 긴축 불안 속 침체 리스크가 잠복한 가운데, 코스피와 나스닥 모두 기술적으로 장기지지선인 200 주선을 위협받고 있는 만큼, 금주에도 장기 추세 이탈 우려가 상존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현재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 부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청산보다는 진입 유인이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 측면에서도 코스피 2분기 영업이익은 1개월 전에 비해 0.2% 하향된 반면, 12개월 영업이익은 상향했다. 또 17일 코스피(-0.4%)가 장중 낙폭을 크게 축소한 채로 마감했으며 같은 날 나스닥(+1.4%)도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침체 등 기존 악재가 유발하는 추가적인 가격 조정은 제한적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