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세 미만 코로나백신 접종 승인…질병청 “국내서도 전문가 자문 거쳐 검토”

입력 2022-06-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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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앞서 17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생후 6개월 이후 연령대에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으로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EUA)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약 2000만 명 이상의 해당 연령대 영유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번 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미국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8일(현지시간)자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어린이들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권고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로셀 월렌스키 CDC 국장은 성명을 통해 “오늘 승인은 코로나와의 싸움에도 또 다른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고 “수백만명의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백신이 접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오늘 결정으로 백신 접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CDC는 해당 백신에 대한 과학적인 안전성 모니터링을 수행했고, 백신 접종을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는 해당 연령대 영유아도 백신 접종 대상이다.

FDA는 “이미 알려진 백신의 이점이 백신 접종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능가한다는 점에서 긴급사용승인 확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DA에 따르면 기존 모더나 백신은 18세 이상 성인에서, 화이자 백신은 5세 이상에서 사용이 승인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FDA 긴급사용승인 수정으로 모더나·화이자사 코로나19 백신은 생후 6개월 이후 영유아에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로버트 칼리프 FDA 국장은 “(이번 결정이) 6개월 이상 연령대 아이들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령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백신(접종)이 코로나19에 의한 심각한 입원과 사망 등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기존 18세 이상 연령대에서 허가됐던(100µg) 모더나 백신의 경우 이번 EUA 확대로 연령대별 용량은 다르게 적용된다. FDA와 모더나에 따르면 6개월에서 6세 미만 영유아 접종 용량은 25µg. 6세에서 12세 미만 어린이의 경우 50㎍ 2회 접종을 한달(4주) 간격으로 하면 된다. 12세에서 17세 이하는 4주 간격으로 1, 2회 100㎍ 접종하면 된다. 또한 면역저하가 있는 해당 연령대 소아청소년의 경우 2차 접종 후 최소 1개월 후에 3차 접종을 할 수 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1, 2회차 접종 간격은 3주이며, 용량은 성인의 10분의 1인 3µg다. 또한 2차 접종 후 최소 8주 뒤에 3차 접종을 받으면 된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내도 백신 접종 연령 낮출까?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생후 6개월 이후까지로 낮아짐에 따라 국내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다만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 연령을 낮추더라도 실제 백신을 접종하는 인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 5세에서 11세 소아는 화이자 백신(코미나타주) 10µg(성인이 3분의 1)을 1차 접종 후 8주(56일) 간격으로 2차까지 접종할 수 있다. 만 12~18세 청소년의 경우 화이자 백신 1, 2차 접종을 8주 간격으로 시행하고, 2차 접종 3개월 후 3차 접종을 받으면 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만 5~11세 소아의 경우 인구 10만 명당 누적 발생률이 6만2224명에 달한다. 질병청은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사망과 중중화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건당국은 3월 말부터 5~11세 소아 대상 기초접종의 경우 고위험군을 비롯한 소아에서 중중화 및 사망 예방을 목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다만 백신 접종률은 높지 않다. 19일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5~11세 백신 접종률은 2%가 채 되지 않는다. 만 5~11세 대상자 306만7614명 중 1차 접종자는 4만5687명으로 접종률은 1.5%, 2차 접종 완료자는 2만5792명으로 접종률은 0.8%에 불과하다. 인구 276만8928명이 대상자인 12~17세의 백신 접종률 1차 68.6%, 2차 65.9%(3차 접종률 10.2%)와 비교할 때 차이가 크다.

이처럼 12세 미만 접종률이 낮은 것은 접종 후 부작용 우려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보건당국이 만 5세 이상 백신 접종 시행을 결정했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세 이상 어린이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단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따라서 국내에서 백신 접종 연령을 5세 미만으로 낮춰도 백신 부작용 우려 등으로 접종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과 질병청에 따르면 4세 이하 인구는 19일 현재 116만6693명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미만 접종 대상자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당국은 5세 미만 영유아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말 브리핑에서 “해외의 5세 미만 소아에 대한 백신 승인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며 “코로나19 예방 접종 연령 확대 결정은 해당 연령에서 유행 상황과 중증화율, 백신의 효과성, 안전성, 해외 동향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왔다”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검토해볼 수 있다고 했다.

질병청은 20일 백신 접종 연령 하향에 대한 이투데이의 질의에 대해 “미국은 5세 미만 접종을 희망하는 이들에 대한 접종을 검토한 후 최종승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기존 접종계획과 동일하게 관련 상황들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에는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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