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의심 및 확진자가 국내에서 확인되며 확진자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침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부터 미국, 유럽 등지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잇달아 발생하자 정부는 해외 유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숭이두창을 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왔다.
방역당국은 22일 질병관리청에서 실시간 유전자검사(PCR)를 통해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국가 지정 입원치료 병상에서 격리 입원 치료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격리 입원 기간은 피부 병변의 가피(딱지) 탈락 등으로, 감염력 소실이 확인될 때까지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의 경우 접촉·노출 정도에 따라 고위험-중위험-저위험 등 3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증상이 발현된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성접촉자 등 고위험군 접촉자는 21일간 격리한다. 저위험군은 확진자와 접촉은 했으나 거리가 가깝지 않은 경우이고, 중위험군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등이 해당한다.
정부는 내달 중 원숭이두창 항바이러스제인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도입하는 한편 국내 상황에 따라 추가 구매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으로, 성인이나 13㎏ 이상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이외에도 중증 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내에 비축 중인 항바이러스제인 시도포비어와 백시니아 면역글로불린을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생물테러나 국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한 1, 2세대 두창 백신 3502만 명분을 비축하고 있고, 3세대 백신 도입을 위해 제조사와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두창 백신을 일반 국민에게 접종하기보다는 감염 노출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에 제한적으로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전 세계 42개국에서 2103건이 보고됐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524건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 313건, 독일 263건, 포르투갈 241건, 캐나다 159건, 프랑스 125건 등 순이다. 사망 사례는 나이지리아에서 1건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의심자와 양성자가 각각 1명씩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역 당국이 전날 신고된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 2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는데, 이중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후 스스로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해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 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에 격리 중이다. 또 다른 의심환자인 외국인 B씨는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