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 공장 가동을 멈춘 현대자동차의 러시아 법인(HMMR)의 판매량이 3개월 연속 급감하며 약 1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2일 현대자동차 해외공장별 판매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HMMR은 러시아 내수 1450대, 수출 307대 등 총 1757대를 판매했다. 2010년 9월 HMMR이 설립된 뒤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이듬해 1월 이후 최저 실적이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현지 공장이 생산 가동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연 2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공장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직후 가동 일시 중단을 이어왔다. 개전 약 한 달 뒤인 3월 말부터는 무기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공장 가동 중단 이후 HMMR의 판매 실적은 기존 생산분(재고)으로 충당되고 있다.
공장이 멈춘 뒤 판매 실적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HMMR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1만7649대, 1만7402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3월 3708대, 4월 2242대로 판매량이 급감한 뒤 5월까지도 판매 실적이 악화하며 3개월 연속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올해 3~5월 평균 판매량은 2569대로 1, 2월 평균 판매 실적의 15%에도 못 미친다. 러시아 현지 공장이 6월 현재까지도 가동 중단을 이어오는 만큼 이달 판매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판매량 부진은 심각하다. 지난해 3~5월 HMMR은 3월 2만2032대, 4월 2만2948대, 5월 1만8494대 등 월평균 2만1158대를 판매했다. 올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8배 이상 많은 판매량이다.
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판매 실적이 정상화되는 시점도 아직 불투명하다. 전쟁 상황,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아 현지 공장이 언제 다시 가동될지 알 수 없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며 “판매 실적 정상화는 전쟁 등 여러 상황이 달라진 뒤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