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vs 야당 ‘원전 기싸움’ 시작…“재생에너지 비율 차이”

입력 2022-06-2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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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생산현장(원자력공장)에서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하고 ‘원전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부·여당과 거대야당의 기싸움이 시작됐다. 여권이 원전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반면 거야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에 힘을 실으면서 충돌할 태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공장을 시찰하며 전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을 두고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저 역시도, 또 우리 정부의 고위관계자들도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에 호응해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으로 뒷받침에 나섰다. 김영식 의원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특별법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법안 발의를 예고하며 “과학기술 발전으로 (원자력의) 안전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탈원전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반발했다. 김성환 정책위 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재생에너지 그 길을 가지 않는다면 5년 후 윤석열 정부야말로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평가받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의장은 지난 17일에는 ‘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의 조속한 입법 방침을 밝혔다.

여야가 맞선 가운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상민 민주당 의원이 이날 ‘실현가능한 탄소중립형 에너지믹스 정책 및 법제화 방향’ 토론회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주최했다.

토론회는 재생에너지 확대 필요성을 제기하는 전의찬 2050 탄소중립위원회 기후변화위원장과 탈원전 폐지를 주장하는 이덕환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 공동대표가 각기 주제발표에 나서 발제에서부터 기싸움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토론회를 주최한 권 원내대표와 이 의원도 이견을 감추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인사말에서 “유엔은 기후 재앙이 가까워졌다며 화석 연료 오염을 끝내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고, 권 원내대표는 토론회 도중 이투데이와 만나 “재생에너지 비율을 어느 정도로 가지고 속도를 어느 정도로 낼지에 대한 (여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 말대로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쟁점은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줄이는 것으로 상향한 것을 유지키로 하고,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원전 발전비율을 확대해 보완하는 방향을 잡아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3월 NDC 달성 계획을 수립한다. 원전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내용이 될 공산이 큰 만큼 이때를 기점으로 정부 정책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입법의 방향이 대립하며 충돌할 수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은아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너지 전환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 정책이행의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며 “국회는 이해당사자 간의 숙의, 토론 등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생산적인 논의를 이끌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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