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봉쇄 영향…업계 “이전과 같은 상승은 없을 것”
中 주력 생산 LFP 배터리는 원가 상승…K배터리 수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배터리의 주원료 NCM(니켈ㆍ코발트ㆍ망간)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국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와의 가격 격차가 줄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삼원계 배터리 핵심 광물 중 하나인 니켈 가격은 톤(t)당 2만29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5일 2만2535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3월 초 기록했던 고점인 4만2995달러와 비교하면 46% 하락했다.
또 다른 주요 광물인 코발트와 망간 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발트 가격은 이날 기준 톤당 7만1955달러를 기록했다.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8만 달러 선을 이어왔던 것과 비교해 안정화된 상황이다. 같은 날 망간 가격 역시 톤당 1595달러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5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톤당 2500달러를 돌파했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36%가량 하락한 셈이다.
NCM 가격이 하향세에 접어든 이유로는 중국의 봉쇄 영향으로 인한 수요 감소가 꼽히고 있다. 특히 니켈 가격은 주요 사용처였던 스테인리스스틸 강판 수요가 줄어들면서 크게 하락했다. 스테인리스스틸 강판의 최대 수요처는 중국 건설 현장인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현지 부동산 경기가 둔화됐다.
중국이 지난달 봉쇄 조치를 해제하면서 가격이 소폭 상승했지만, 업계에서는 이전과 같은 상승은 없을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코발트와 리튬, 니켈 등 금속 가격이 향후 2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1세기 국제 경제에서 배터리 소재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 투자자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과열된 투자가 공급 과잉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 BYD 등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원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보다 리튬을 다섯 배가량 많이 쓰는데 탄산리튬의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kg당 457.5위안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가격이었던 243.5위안과 비교하면 87%나 올랐다.
LFP 배터리와 NCM 배터리와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LFP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 대신 저렴한 인산, 철을 사용해 그동안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 저렴하다고 알려졌다. NCM 배터리보다 주행 거리가 짧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대신 저렴한 가격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LFP 배터리의 원가가 상승하면서 NCM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까지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재 가격은 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최근 니켈 등 광물 가격이 안정화 되면서 NCM 배터리에 호재가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