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마침내 탄생했다. 이를 계기로 코로나19 백신 수입국인 우리나라가 백신 수출국으로 탈바꿈할지 기대를 모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임상시험 최종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29일 품목허가를 결정했다. 코로나19 발생 약 2년 6개월 만에 나온 성과로, 한국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모두 개발한 나라가 됐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발 단계부터 제품화까지 우리가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기초접종(1·2차 접종)에 대해서만 허가했지만, 앞으로 보건당국과 협의해 추가접종 여부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품목허가가 완료되면서 스카이코비원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에 나서며,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리스트(EUL) 등재를 추진해 코벡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한 백신 공급도 준비할 계획이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의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한 특성을 바탕으로 초저온설비를 갖추지 못한 중·저개발 국가의 방역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사용된 코로나19 백신 5종은 모두 해외 제약사의 제품이다. 한국바이오협회가 3월 공개한 '글로벌 백신 시장 및 한국의 백신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백신 수입 규모는 23억5500만 달러로 수출액(5억 1900만 달러)의 4.5배에 달한다. 앞으로 스카이코비원의 해외 사용이 가시화되면, 한국은 백신 수출국으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인숙 식약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WHO에 신청의향서를 제출한 바 있고,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사전 검토(롤링 리뷰)에 들어갔다"면서 "(스카이코비원은) WHO 승인 이후 다른 나라에서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외에서 동종 및 이종 추가접종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접종 연령 확대를 위해 청소년 및 소아 대상 임상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스카이코비원 개발 기술을 활용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정부와 보건당국, 글로벌 기구, 기업, 연구기관, 그리고 밤낮으로 백신 개발에 힘쓴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며 "자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새로운 팬데믹에도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