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과 완도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29일 오후 12시 20분경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선착장 방파제 인근에서 55t급 바지선과 25t급 크레인선을 동원해 바닷속에 잠겨있던 차량을 인양했다. 이곳에서 실종됐던 조유나 학생과 부모 등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시신 3구를 발견했다.
경찰은 하루 전인 28일 오후 방파제에서 80여m 떨어진 물속에서 조양 가족의 차량을 발견한 뒤 오늘 오전 11시부터 1시간 20분 동안 인양 작업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지난달 17일 재학 중인 학교 홈페이지에 5월 19일부터 6월 15일까지 제주도 한 달살이 체험학습을 하겠다는 신청서를 냈다. 일가족은 그러나 같은 날 제주도가 아닌 전남 완도 명사십리 인근의 한 펜션을 예약했다.
이들은 자택인 광주 남구를 떠나 5월 24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예약한 펜션에 머물렀고, 하루를 건너 뛴 29일 다시 숙소를 찾아 30일 밤 길을 나섰다.
30일 밤 11시경 조양의 어머니가 조양을 등에 업고 숙소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 화면에 포착됐고, 두 시간여 뒤인 31일 오전 1시경 조양과 조양 어머니의 휴대전화가 차례로 꺼졌다. 이날 오전 4시경 조양 아버지의 휴대전화 위치 신호가 전남 완도군 송곡항 부근에서 감지된 게 이들 가족의 마지막 생활 반응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부모의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신변 비관이 원인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광주남부경찰 등이 압수영장을 집행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양 부모는 지난달 30일까지 포털사이트에서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했다. 수면제, 극단적 선택 방법 등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루나 코인은 일주일간 97% 급락하면서 충격파를 남겼고, 피해자들이 루나 개발사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조양 부모가 컴퓨터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지난달 말 폐업한 뒤 한동안 무직 상태로 지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학교 측은 체험학습 기간이 끝난 16일에도 조양이 등교하지 않자 21일 주민센터와 동행해 가정방문을 했고, 우편물만 쌓여 있는 등 인적을 찾을 수 없어 22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수사에 진척이 없자 26일 하루에만 100여 명 이상의 인원을 투입해 송곡항 일대를 대대적으로 수색했다. 해경과 공조해 헬기, 드론, 연안 구조정 등을 동원하고 수중 탐색까지 진행한 끝에 조양 일가족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은 시신 부패 정도가 심하지만 신원 확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 의뢰를 거쳐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방침이다. 또 인양한 승용차 정밀 감정을 의뢰해 교통사고 흔적이나 차 고장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