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검찰 인사 여파로 검사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서 공정거래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고진원 부장검사와 수사 공보를 맡았던 이혜은 부장검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사직인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랑스러운 검찰 구성원이 된 지 어느새 18년 4개월이 지났다”며 “다른 분들도 어려운 사정 속에서 사명감과 검찰에 대한 애정으로 버티며 검찰을 지켜주고 계시는데 이제 검찰 안에서의 제 역할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에 소홀한 동안 훌쩍 커버린 아이들, 열네 번의 이사와 계속되는 야근, 잦은 회식에도 묵묵히 응원하고 내조해준 아내, 혼자 남으신 아버지, 힘겹게 병마와 싸우고 있는 절친에게 더 늦기 전에 좀 더 가까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28일 단행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고 부장검사는 7월 4일 자로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인사가 났다. 그는 사법연수원 33기로 공정거래 분야 수사와 관련해 2급 공인전문검사(블루벨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로 온 뒤 그룹 부당 지원 의혹을 받는 삼성웰스토리 본사를 압수수색했고, 총수 일가 관계사에 부당 지원을 한 한화솔루션도 기소했다.
이혜은 부장검사도 이날 이프로스에 '사직인사' 글을 올렸다. 이 부장검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랑하는 검찰을 떠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검찰 가족으로 보낸 세월은 한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고, 함께 했던 매 순간 정말 행복했다"며 "비록 몸은 떠나더라도 마음만은 검찰에 두고 밖에서 항상 응원하며 검찰에 보탬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장은 2004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로 임관했고 법무부 국가송무과 검사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 1부장 등을 역임했다. 헌법재판소와 서울고검 특별송무팀에도 파견 근무한 경험이 있다. 국가 송무 분야에서 '블루벨트'로 선정됐다.
지난해부터는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으로 근무하며 '대장동 개발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포함한 주요 사건 공보 역할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