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진단키트와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은 앞다퉈 원숭이두창 진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감염 초기에 치료제를 사용하면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신속한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GC(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진스랩은 70분 만에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GCdiaTM Monkeypox Virus Detection Kit)를 개발했다. 진스랩에 따르면 검사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분석적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진스랩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의 세계적인 확산 추세를 억제하고자 신속하게 개발을 완료했다”면서 “회사의 다양한 원천 기술력으로 원숭이두창 외의 새로운 풍토병이 발생해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독자적인 인공지능(AI) 기반 시약개발 자동화 시스템인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를 활용해 원숭이두창 진단시약을 개발했다. 1시간 30분 만에 바이러스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유럽 등 원숭이두창이 확산 중인 국가에 공급할 예정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도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 성능 및 안전성 검증을 마치고 유럽통합인증규격(CE) 체외진단(IVD) 인증을 받았다. 현재 수출용 및 국내 시판용 제품으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미 중동 및 미국 등에서 제품을 주문받아 조만간 첫 수출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바디텍메드는 전용 추출기와 유전자 증폭 기술을 이용한 분자진단키트를 개발했다. 또한, 간단한 채혈을 통해 현장에서 15분 안에 육안으로 감염여부를 알 수 있는 래피드 방식의 신속 항체진단키트 개발에도 착수했다. 7월 중 개발을 마치고 임상과 수출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휴마시스도 원숭이두창(Monkeypox)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50분 이내에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원숭이두창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올해 5월부터 미국, 유럽 등에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2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원숭이두창의 예방에는 사람두창 백신이 사용된다. 2세대 두창백신을 개발한 HK이노엔은 원숭이두창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백신은 2008년 12월 31일 국내 허가를 획득한 제품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는 가운데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임상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면서 "균주가 확보되는 대로 임상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특히 어린이나 면역저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3세대 두창 백신인 '진네오스'의 경우 18세 이상 성인에게만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이노엔의 2세대 두창 백신은 건강한 성인이 투약 대상이지만 긴급상황에는 12개월 미만 영아를 제외하고 투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투약 연령대를 확대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해 제품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