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번 장마는 예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열대야 등 폭염이 이어지고, 태풍급 강풍에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장마와는 매우 다른 모습인데요. 이렇게 ‘이상한 장마’가 나타난 이유가 뭘까요?
거기다 폭염과 열대야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보통 장마 기간이 끝난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게 일반적인데요. 올해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6월에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찾아왔습니다. 강릉에서는 최저기온이 30도가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6월 하순의 밤 기온이 이렇게 높은 것은, 190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18년 만에 처음입니다.
때 이른 더위에 온열질환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6월 22일까지 응급실감시체계에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16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명보다 69명(73.4%) 많았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장마와 함께 태풍급 강풍이 불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서울 김포공항에는 순간풍속 초속 21.6m의 강한 바람이 불었고, 강원 설악산에는 무려 초속 37.7m의 강풍이 몰아쳤습니다. 지난해 9월 14호 태풍 ‘찬투’의 순간풍속이 초속 25m 안팎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태풍에 맞먹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 이어진 폭염도 지구온난화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수온이 올라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주변의 해수면 온도는 23일 기준 20.5도로 평년보다 1.5도 높았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장마의 기간과 양상은 더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기후데이터센터 기상자료 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엔 장마가 7월 3일이 돼서야 시작했습니다. 2020년엔 6월 10일(제주) 장마가 시작돼 한 달 가까운 차이를 보였습니다. 기간도 들쭉날쭉합니다. 지난해 장마는 평균 17일 만에 끝났지만 2020년엔 평균 47일(중부 54일)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이상한 장마는 한국만의 일이 아닙니다. 인도는 3월부터 최고기온이 49도까지 오르면서 최악의 폭염을 겪었는데요. 이번에는 우리의 장마 격인 우기가 시작되며 물난리가 났습니다. 28일(현지시간) 뭄바이에서 노후 건물이 폭우로 무너지면서 최소 19명이 사망하기도 했는데요. 30일부터 이틀 동안 시속 30~40㎞의 강풍을 동반한 비가 더 내릴 전망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상한 장마’는 지구가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