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만 해도 30만 원” 라이더 품귀현상…현장에선 ‘똥콜’ 시큰둥

입력 2022-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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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라이더 12번 출석하면 30만원 지급”
줄어드는 수익에 떠나는 라이더…이벤트 ‘시큰둥’
“복잡한 프로모션 보다 기본료↑·투명한 요금 체계”

▲6월 30일 서울 강남구 배달의민족 손자회사 딜리버리앤(N) 앞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주차돼있다. (뉴시스)

배달앱 업체들이 엔데믹 여파로 시장을 떠나는 라이더들의 수급 문제에 직면했다. 급기야 출석(출근) 12번을 하면 30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내걸었지만, 정작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5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서울 지역 라이더를 대상으로 배달이 몰리는 피크타임에 총 12번 출석하면 30만 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쿠팡이츠 출석이벤트’이다.

이벤트 공지문을 보면 해당 기간 동안 라이더가 매일 전달되는 사전 예약을 신청한 뒤, 총 12번 출석하면 목표 달성일을 기준으로 다음 정산일에 30 만원을 지급한다. 피크 타임은 점심 주문이 몰리는 오전 11시~오후 12시 59분과 저녁 주문이 몰리는 오후 5시~7시 59분이다. 쿠팡이츠가 게임 앱이나 이벤트 회사처럼 출석 이벤트를 진행하는 건 안정적인 라이더 수급을 위해서다.

정태식 한국배달대행연합 이사는 “예전부터 일하던 전업 라이더들은 계속 남아있지만, 코로나 시기에 돈이 된다고 대리 운전이나 택배 등에서 넘어온 분들은 제 자리를 찾아 다시 원래 있던 업계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라이더 감소와 배달 시장의 침체 상황은 데이터로도 드러난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배달 3사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정점을 찍은 후 계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특히 전체 배달 앱 중 쿠팡이츠의 사용자 수 하락이 두드러진다. 6월 배달의민족은 전체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MAU가 1998만 명으로 직전달 대비 5만 명가량 늘었지만, 쿠팡이츠의 경우 437만 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702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7.7% 줄었다.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아르바이트 앱 역시 MAU가 감소했다. ‘배민커넥트’의 앱의 사용률은 지난 3월 48.43%에서 6월 31.37%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앱은 34.86%에서 27.49%로 감소했다.

라이더 “복잡한 프로모션보다 기본료 인상·투명한 임금 체계 필요”

사실 안정적인 라이더 수급은 배달 수요가 폭증했던 팬데믹 시기에도 늘 업계의 고민이었다. 이를 해결하고자 배달의민족은 이달부터 손자회사 ‘딜리버리앤’을 통해 월급제 라이더를 도입했다. 수습 6개월을 마친 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 역시 최근 단건 배달 협력사를 통해 강남 3구 지역에 배달 건수와 상관없이 일정한 보수를 제공하는 주급제 라이더를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주급제 라이더가 거리가 멀고 배달이 힘든 '똥콜'을 처리 해야해, 메리트가 적다고 말한다.

30만 원을 지급하는 출석 이벤트 역시 반응이 좋지 않다. 각 피크 타임에 2회 이상 거절 시 미션에 실패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결국 콜을 취소하지 말고 똥콜 받으란 이야기다”, “날씨가 오락가락한 요즘에는 안하는 게 낫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라이더 업계에서는 최근 플랫폼이 내건 당근이 라이더가 요구하고 있는 처우 개선과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은 “이벤트 같은 각종 프로모션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도 어렵다”면서 “프로모션 체계는 일종의 임금 체계인데, 노동자로 따지면 기본급에 각종 수당이 수십가지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프로모션을 더 주는 것 보다 기본 단가 인상과 함께 거리별 할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상 할증 정도 붙이는 등 합리적인 배달료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면 라이더들의 수익도 안정화 되고 배달 서비스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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