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연‧배성범‧이원석…‘식물 검찰총장’ 꼬리표 뗄 수 있는 사람은?

입력 2022-07-0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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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월 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외부일정을 위해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초대 검찰총장 인선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총장 공석 상태에서 검찰 정기인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신임 총장을 향한 ‘식물총장’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법조계와 법무부 취재를 종합하면 한동훈 장관 방미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구성이 공식화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천위 구성 준비가 임박했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인선은 천거, 추천, 제청 등 절차를 거친다. 지난해 법무부 일정 등을 보면 추천위 구성 나흘 뒤에 천거 절차를 시작해 1주일 동안 천거를 받았다. 하지만 국민천거는 국민들이 참여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만 있을 뿐, 후보군 인선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추천위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일정까지 고려하면 총장 임명은 8월 말에서 9월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은 취임 이후 ‘검경수사권 조정(일명, 검수완박)’ 법안 시행 준비에 앞서 조직의 진용을 다시 갖춰야 한다. 또한, 최근 검찰 정기인사 이후 검사들의 사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들이 떠난 공석도 다시 메워야할 것으로 보인다.

▲6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현재 검찰 안팎에서 거론되는 검찰총장 후보군으로는 배성범 전 법무연수원장과 노정연 부산고검장,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이원석 대검 차장,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 조남관 전 대검찰청 차장 등이 꼽힌다. 김오수 전 총장 사퇴 이후 두 달 가까이 하마평에 오르내린 인물들이다.

문제는 ‘식물총장’으로 불리는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윤 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 장관은 검찰‧법무부 ‘원포인트’ 인사와 검찰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 인사를 제청하기 전에 검찰총장 의견을 들어야 하지만 총장없이 대검 차장과 논의‧협의한 뒤 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검찰을 이끄는 총장이 수사 기조와 방향을 정하고 이에 맞는 인사를 해야 하는데, 한 장관 인물들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며 향후 임명될 총장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한 지방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시점과 검찰총장이 공석이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 자리에 누가 와도 머쓱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 이원석 대검찰청 차장이 6월 2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검찰총장 직무는 이원석 대검 차장이 대리해 왔다. 한 장관과 이 차장 관계를 고려했을 때 새로 오는 검찰총장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사법연수원 27기 동기에 호흡이 좋은 걸로 유명한 두 사람이 검찰 인사와 정책 등을 논의하고 맞춰놨는데 새로운 검찰총장이 어떻게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나”라며 “검찰총장으로 모양새도 안 나고 가봤자 병풍밖에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이 차장이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식물총장’· ‘병풍총장’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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