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버전 테스트 거쳐 올가을 출시 예정
록다운 모드 결함 발견 시 200만 달러 현상금도 내걸어
애플이 아이폰 등에 새로운 보안기능인 ‘록다운 모드(Lockdown Mode·봉쇄모드)’를 도입한다.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록다운 모드’라는 새로운 아이폰 기능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번 주 베타 버전을 테스트할 예정이며, 테스트를 거쳐 올해 가을 선보일 예정이다.
록다운 모드는 아이폰에서 일부 기능이 꺼져 해커가 접근하고 잠재적으로 해킹할 수 있는 기능을 크게 줄인다. 이를 통해 스파이웨어로부터 취약점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메시지(iMessage)의 미리 보기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애플의 웹브라우저인 사파리의 자바스크립트를 제한, 신규 설정 프로필 설치되는 것을 차단, 유선 연결 차단, 화상통화인 페이스타임 등 수신형 서비스 요청을 차단하는 등 상대적으로 해킹에 취약한 기능을 꺼서 데이터가 복사되는 것을 방지한다.
애플은 록다운 모드에 혹시 있을지 모를 보안상 허점을 발견하는 연구원에 최고 200만 달러(약 26억 원)를 지급하겠다며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이번 록다운 모드 도입은 지난해 이스라엘의 군용 스파이웨어 업체 NSO그룹의 소프트웨어 ‘페가수스’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이폰 최신 모델을 해킹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후 나왔다.
애플은 앞서 지난해 9월 아이폰과 맥 컴퓨터 등에 중대한 보안 취약점이 있다며 긴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내놓은 바 있다.
페가수스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문자메시지로 온 링크를 클릭하지 않아도 해커들이 애플 기기를 감염시켜 카메라나 마이크를 켜고 검색 기록,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내용 등이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가수스 같은 고도의 스파이웨어는 가격이 수억 달러에 달해 평범한 해커가 아닌 정부나 경찰 기관 등이 주요 고객이다.
애플은 이 사건 뒤 미국 의회와 각국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 올해 3월에 미국 의회는 애플에 해킹을 탐지할 수 있는지, 얼마나 이러한 해킹 사례가 발견됐는지, 언제 어디서 발생했는지 세부 사항에 대해 공개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록다운 모드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해커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극도로 고도의 보안 수준이 요구되는 소수의 이용자를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고위 정치인이나 언론인, 인권 활동가, 기업 임원 등이 포함된다.
이에 록다운 모드는 기본 세팅에 설정돼 있지 않지만, 아이폰 설정에서 간단한 조작으로 구동할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또한, 아이패드와 맥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