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업데이트 먹통 사태…‘구글 갑질’ 이제 시작일 뿐

입력 2022-07-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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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수수료 15% 인앱결제 강요…반기 든 카카오톡에 업데이트 강제 중단
해외 빅테크 갑질에 소비자 피해 늘어…방통위, 갑질방지법 첫 사례 검토 중

앱장터 ‘인앱결제’를 둘러싼 구글과 카카오의 갈등이 가열되고 있다. 앱마켓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구글이 자사 앱 장터에서 카카오톡 앱 최신 업데이트 버전 제공을 중단하면서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구글이 자사 인앱결제 정책에 반발한 카카오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길들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어 앞으로 또 다른 국내 입점 사업자에게도 갑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구글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70%가 넘는 상황, 사실상 국내 앱들은 무방비로 종속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일자로 자사 앱 장터에서 카카오톡의 최신 버전(9.8.6v) 업데이트 서비스를 중단했다. 자사 인앱결제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구글은 지난달 1일부터 인앱결제 외 다른 방식(아웃링크) 등을 사용하는 앱을 자사 스토어에서 퇴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앱결제는 최대 30%의 수수료가 결제액에 추가된다. 가령 이번에 문제가 된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플러스’를 웹(아웃링크)에서 결제할 경우 월 3900원에 이용이 가능하지만, 인앱결제를 이용하면 월 5700원의 요금이 부과되는 식이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은 지난 5월 말 카카오톡 ‘이모티콘 플러스’ 등의 구독 상품에 대한 아웃링크를 추가한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카카오 측은 “인앱결제 정책이 시작되는 6월 이전에 구독 상품을 기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아웃링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다수의 앱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구글의 수수료 정책을 따르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70%가 넘기 때문이다. 구글 생태계를 벗어날 수 없어, 많은 기업이 구글 정책에 따라 상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국내 OTT인 웨이브, 시즌, 티빙 등도 지난 4월부터 구글 인앱결제 금액을 기존보다 약 15% 인상했다. 대체로 모바일로 이용하는 음원·웹툰·웹소설 서비스들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인상폭은 대체로 구글이 책정한 서비스별 수수료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웹·PC로 결제할 경우 기존 가격과 동일하다. 가격 상승의 원인이 구글 수수료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렇게 인상된 상품 가격으로 인해 이용자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정숙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에 따르면 구글·애플의 수수료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연 3000억 원에 달한다. OTT와 음원 서비스 이용자의 추가 부담금액은 연간 최대 2300억 원이다. 웹툰·웹소설 역시 690억 원의 추가금액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올해 3월부터 글로벌 앱마켓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해당 법이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도 방통위가 ‘갑질’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일 조승래 국회 과방위 간사는 성명서를 통해 “인앱결제 의무화로 인해 피해 사례가 쌓이고 있지만, 방통위는 실태점검을 핑계로 복지부동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2시께 정부과천청사에서 구글·카카오 임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현재 앱마켓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사태가 ‘구글갑질방지법’이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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