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개최…커피 생두·볶은 원두에도 무관세 적용
정부가 최근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지원과 생계비 부담 경감을 위해 총 8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식료품비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소고기, 닭고기, 분유, 커피 생두 등에도 할당관세 0%를 적용하고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인상하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8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안정 방안'을 논의했다.
식료품의 경우,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주요 축산물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과 도축비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시장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우선, 호주·미국 등 수입 소고기 10만 톤에 연말까지 할당관세 0%를 적용해 수입단가를 낮추고 가격하락을 유도한다. 호주산과 미국산 소고기의 관세율은 각각 16.0%, 10.6%였다.
닭고기 또한 업계와 추가 입식 등 수급협의를 진행하고, 연말까지 할당관세 0%를 적용해 공급 확대 및 가격 안정화에 나선다. 이미 할당관세 0%가 적용되고 있는 돼지고기의 경우, 일부 부위가 할당 한도에 도달해 할당물량을 2만 톤 증량한다. 특히, 수요를 고려해 삼겹살 할당물량을 2만 톤 추가 증량하기로 했다.
분유, 원두 등 가격 상승 및 수급 우려가 있는 수입 식품원료도 할당 관세를 적용하거나 저율 관세(TRQ) 적용 물량을 늘린다. 분유류는 전지·탈지분유에 대한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적용해 분유 제품과 과자·빵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을 억제한다. 이에 따라 4월 기준 전지 국내 도입 단가는 kg당 1만5000원에서 5435원으로 깎이고, 탈지 단가도 kg당 1만1886원에서 4306원으로 줄어든다.
원두 가격 급등에 따른 커피 원가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생두(2%)·볶은원두(8%) 수입 전량에 할당관세 0%가 적용된다. 소주, 고추장, 의약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돼 생활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주정원료의 가격 안정화를 위해 조주정, 매니옥칩에 무관세를 적용한다.
정부는 7월 중 시행을 목표로 할당관세 적용 관련 대통령령 개정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장바구니 부담 경감을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규모를 추가 확대하고, 7월 중 70억 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쿠폰 사업지원을 통해 가계부담을 줄이고 이와 연계한 마트 자체 할인도 유도하기로 했다. 7월에 적용되는 품목은 돼지고기, 계란, 감자, 배추, 무, 깐마늘, 고등어, 오징어, 명태, 포장회 등이다.
정부는 저소득층·한부모·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강화에도 나선다. 먼저, 에너지 취약계층의 전기·가스 등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 에너지바우처 단가를 10월부터 17만2000원에서 18만5000원으로 인상한다. 주거·교육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대상으로 정부 양곡 판매가격을 8~12월 한시 인하하고, 차상위 이하 등의 취약가구 및 한부모 가족을 대상으로 기저귀·분유·생리대 구매 부담을 덜어준다.
한부모 가족은 10월부터 대상자 선정기준을 완화해 수혜대상을 확대하고, 8월부터는 양육비 지원과 긴급복지 생계지원 간 중복지원을 허용한다. 중증 장애아동 양육 가구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돌봄 지원시간을 확대하고, 지역사회 노인에 대한 생활지원 강화를 위해 8월부터 경로당 냉·난방비와 양곡비 지원단가를 상향한다.
정부는 저소득 근로자와 실업자의 고용 안전망을 확충하기로 했다. 근로 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근로 기회 제공을 위해 자활근로사업 지원단가를 인상해 소득 보장금액을 확대하고, 생활안정금리를 인하하는 등 취약근로자 생계안정을 위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또한, 장기 직업훈련 중인 실업자의 생계안정을 위해 생계비 대부요건을 완화해 수혜 대상을 확대한다.
이외에도 택시·소상공인 등이 주로 이용하는 LPG에 대한 판매부과금 30% 감면을 연말까지 연장하고, 어민 유류비 부담 완화를 위해 면세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원금액을 확대한다. 디딤돌대출 상환방식을 차주가 부담이 적은 방향으로 중도 변경할 수 있도록 한시 허용하고,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동결도 연장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고물가에 따른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추가정책과제를 지속해서 발굴·시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분야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고, 범부처 협업을 기반으로 민생안정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