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협상도 난항…기아도 파업 가능성↑
현대차 파업하면 산업계 전반으로 '하투' 확산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교섭 결렬 이후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올해 완성차 업계의 임단협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 노조는 지난 7일 5차 교섭 이후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뒤이어 "쟁의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회사 노조는 노동쟁의권 확보를 위한 일정 논의 및 결의를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11일)를 준비 중이다.
관건은 '교섭 주기' 변경이다. 사 측은 매년 교섭을 진행하는 대신 교섭 주기를 다년으로 바꾸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반면 노조는 사 측 제시안이 ‘노동 3권을 없애 노조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사 측 제시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르노 노조가 파업권 획득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하면 2~3회의 조정 기간을 거친다. 이 기간에 중노위가 양측 이견이 크다고 판단,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가 중노위에서 2주일도 안 돼 조정 중기 결정을 받은 만큼, 르노 노조가 이번 주에 조정 신청을 할 경우 7월 안에 파업권 획득 여부가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5차 본교섭(7월 8일)까지 진행했으나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등 일반적인 요구와 함께 연내 가동을 중단하는 부평 2공장 가동 문제 등을 두고 사 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 초기 단계인 기아의 경우 아직 표면으로 갈등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다만 올해 현대차 노조와 공동 투쟁을 선언한 만큼 기아의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며 올해 완성차 업계의 임금 협상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코로나19 팬데믹,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임단협을 조용히 마무리 지은 것과 달리 여러 노조에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국내 완성차 5사 가운데 올해 임단협을 진행하지 않는 쌍용차를 제외하면 모든 기업이 노조와의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대장격인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 하면 완성차 업계는 물론 다른 산업군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광주공장 이전과 상여금 지급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 조종사 노조의 임금 협상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대한항공 등 임금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산업군으로 파업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임금 협상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이제 막 상견례를 마치고 몇 번 만난 수준”이라며 “여름 이후인 9월까지도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