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산<사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을 이같이 진단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코스피는 39.31% 즉, 728.98포인트(P, 1853.45→1124.47) 하락했는데, 올해는 상반기 만에 21.95%(656.13P) 하락했다.
그는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라는 주장에는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김 센터장은 “IMF 때는 자산 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아시아 일부 국가만 힘들었다”며 “스태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 금융위기 때만큼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위기 때와 현재의 차이점은 중앙은행의 태도라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당시(2008년)엔 각국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유동성 공급 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긴축을 하고 있다”며 “유동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경기 침체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주가로 반영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으로 수요 둔화도 구체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럴 때 취해야 할 투자 전략은 ‘방어적인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금 비중을 유지하면서 박스권을 염두에 둔 전략을 취하라는 뜻이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꺾였다는 신호가 나오거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등을 마무리할 때까지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주요 지표를 보면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최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이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은 13일 발표되는 6월 CPI가 전달에 이어 상승 기조를 이어갈지, 꺾일지 주목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다행히 연준이 빅스텝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되면 연착륙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9월까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오면 주가는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기엔 은행주가 유리하다’는 투자 격언이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데에 대해 김 센터장은 “경기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은 긍정적이지만 지금은 유례없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자산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도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와 같은 하락장이 완화되면 “IT, 반도체, 전기, 전자 등의 종목이 반등할 것”이라며 “자동차도 여전히 유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영향이 컸던 업종을 위주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완화 시기는) 아직 멀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