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주 ‘들개 습격’ 주의보…가축 피해·주민 위협
인천을 비롯해 광주 등에서 ‘들개’의 공격으로 인한 가축이나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기견이 무리를 지어 들개로 변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달 4일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에서는 키우던 닭 20여 마리가 들개에게 물려 피해를 봤다는 민원이 접수돼 남동구가 조사에 나섰다.
민원인은 “최근 닭 16마리가 들개로 추정되는 동물에게 물려 밭고랑에 피를 흘리며 죽어 있었다”며 “다른 5마리는 다치고 나머지 7마리는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떼로 몰려다니는 들개에게 죽은 닭을 보면 (일반 주민들의) 생활 안전까지 위급한 실정”이라며 “제2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오전 5시께 인천시 강화군 한 농가에서도 들개로 추정되는 동물이 농막 내 닭장에 침입해 닭 21마리를 물어 죽였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들개가 논과 밭을 다니면서 농작물을 파헤치거나 플라스틱 필름으로 땅의 표면을 덮는 ‘비닐멀칭’을 훼손했다는 민원도 이어지고 있다.
강화군 관계자는 “매달 1∼2건씩 들개로 인한 피해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며 “특히 농번기가 되면 포획 요청 건수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주택가에 활보하는 들개가 위협적으로 다가오거나 큰 소리로 짖어 불안하다는 민원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연수구에서 올해 들어 “밤마다 큰 개가 동네에 출몰해 어슬렁거린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된 것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관내 청량산이나 문학산에서 활동하는 들개들이 밤이 되면 산과 인접한 마을로 내려와 돌아다닐 때가 있다”며 “덩치가 큰 개의 경우 위협이 되다 보니 주민들이 불안해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련 예산 6000만 원을 투입해 들개 포획에 따른 포상금을 민간업체에 지원하고 있다.
들개 포획 시 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은 성견의 경우 1마리당 30만∼50만 원, 자견(어린 개)은 마리당 10만∼15만 원 수준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들개로 인한 피해가 비슷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군·구별 들개 포획량을 고려해 내년에도 포획 사업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에서도 들개가 출몰하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무등산 증심사 일대에서 들개 출몰 신고가 30여 건 접수됐다. 동구에도 이달 들어서만 3건이 접수됐다.
들개들은 지난달 말부터 두 무리로 나눠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마리는 동구 운림동 송촌마을, 나머지 6마리는 증심사 주변 상점·식당가 일대에 나타나고 있다. 주로 자정부터 오전 2시대다.
등산객과 주민들은 들개떼가 산책로를 오가자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들개가 무등산과 운림동을 넘나들고 있는 만큼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와 동구 두 기관 모두 유기동물 포획 계획을 세우고 있다.